수당 이남규 선생은 아들 손자까지 3대가 독립운동에 나섰고, 가솔과 노비까지 죽임을 당했다. 선생은 염량세태를 이렇게 읊었다. “세상 온갖 군상들을 바라보니/흙먼지 길에 자욱하구나/저렇게 애쓰는 자들이 어려서부터 늙을때까지/젖은 곳 버리고 마른 곳 찾는구나/고기냄새에 모여드는 개미떼처럼/마름풀을 쪼는 물오리처럼.” 사람뿐 아니라 온갖 미물들도 이익을 찾아 먼지 자욱하게 뛰고 몸부림치는 것은 다 타고난 습성이란 탄식이다.
새누리당 비박계를 중심으로 탈당 움직임이 일어나고 심지어 `박근혜 탈당`을 외치고 “친박은 책임 지고 당을 떠나라. 지도부 사퇴하라” 한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줄줄이 탈당할 생각이라 분당 조짐이 뚜렷이 보인다. `새누리당의 풍환`인 이정현 대표는 “대통령이 사리사욕 있는 분은 아니라는 신뢰를 가지고 있다”면서 “3선 이상 의원 가운데 박 대통령께 정치적으로 신세 지지 않은 사람은 없는데, 필요할 때는 업어달라 애원하고, 어려운 처지에 놓이자 등을 발로 차는 사람들이 많다”고 탄식했다.
야당들은 마치 정복자처럼 기세등등하지만 공감은 크지 않다. “지금은 최순실이 한 사람이지만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여러 명의 최순실이 있을 것”이란 우려 섞인 비아냥도 들린다. 염량세태에 부평초같이 떠도는 인심을 어쩌랴.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