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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 지자체 `안전불감증` 여전

나영조·이바름기자
등록일 2016-10-06 02:01 게재일 2016-10-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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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벌렁 누워버린 청도 홍보탑 <BR>개통 1년만에 침수 포항 상도지하도<BR> 장성동 주민 물난리 신고<BR>동사무소 직원 “인력 없다”
▲ 청도 모강사거리에 설치된 도반시축제·청도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 홍보탑이 차도를 가로질러 막고 있다. /나영조기자

초강력 태풍 `차바`의 상륙으로 5일 부산과 울산, 제주 등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경북 일부 지자체의 태풍 대응이 또 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청도, 홍보탑 방치 사고 위험

청도군 청도읍 모강사거리에 설치된 청도반시축제 및 청도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 홍보탑이 지난 3일 밤부터 4일 아침 10시까지 차도를 가로질러 막고 있어 차량통행은 물론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우회전하려던 차가 다시 뒤로 나와 다른 길로 운행하는 등 엄청난 혼란을 야기했는데도 청도군은 “보고받지 못했다”며 대수롭지 않게 대응해 군민들의 비난을 받았다.

청도군 재난 관계자는 “태풍으로 인해 밤새 상황근무를 했는데 홍보탑이 도로를 가로질러 넘어져 있다는 보고는 없었다”며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태풍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밤새 차량이 통행을 못했는데 재난안전관리부서에 상황보고조차 없었다는 것으로 청도군의 재난안전관리시스템에 중대한 허점을 드러냈다.

청도군 문화예술 담당은 “시공업체에 지시해 태풍에 대비해 홍보탑을 눕혀 고정하라고 했는데 교통섬에 그대로 두었고 바람에 날려 차로를 가로막은 것 같다”며 “확인를 못했고 곧바로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청도읍 주민 A씨(54)는 “도로를 가로막고 있어 바람에 넘어진 줄 알았다. 다음날 아침 10시께 나갔는데도 그대로였다. 태풍 대비로 철거를 했으면 안전한 곳에 보관했다가 재설치를 해야지 도로에 눕혀놓고 바람으로 인해 차도를 막았다는 것은 청도군의 안전 불감증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고 비난했다.

청도군은 추석 전부터 청도반시축제와 청도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 홍보를 알리는 현수막, 배너기, 홍보탑 등을 시가지에 설치하고 홍보를 진행했다. 특히 청도읍 모강사거리 홍보탑은 설치 당초부터 약간 옆으로 기울어 있어 지나가는 행인과 차량들이 “불안하다”며 군에 조치를 요구했었다.

△포항, “직원 없어 조치 못해”

간부와 직원들이 태풍 내습 하루 전부터 비상근무를 한 포항시는 일부 직원의 미숙한 상황 대처로 옥의 티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의 제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북구 장성동 롯데낙천대아파트 인근 농협은행 앞의 하수도가 역류하면서 철제 맨홀 덮개가 떨어져 나가 빗물이 도로로 솟구쳐 올랐다. 이에 당황한 시민이 장성동사무소에 전화로 신고했으나 한 직원은 “정확한 지번을 알아야 한다. 직원들이 없어서 조치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시청 하수도과 직원이 이후 현장에 투입돼 맨홀 덮개를 막았지만, 이미 역류한 하수 탓에 현장 주변으로는 많은 비에도 불구하고 역겨운 냄새가 수십분 가량 진동했다.

침수피해 현장에 대한 차량 통제도 한발 늦었다.

이날 낮 11시께 북구의 포항세무서와 선린병원, 북부시장 도로는 물이 차올라 한 개 차로 이상이 잠겨 차량 운전자들이 애를 먹었다. 특히, 두산위브아파트 앞 네거리는 세 방향으로 두 개 차로 이상이 물에 잠기는 등 상황이 심각했다.

다행히 침수지역으로 긴급출동한 포항북부서 경찰관들이 차량을 우회시켜 일부 현장 통제가 이뤄졌다. 하지만, 해당 지역 동사무소 직원 등 포항시 공무원들을 현장에서 찾아보긴 어려웠다.

/나영조·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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