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지반 무너지며 토사 1천200여t 쏟아져<BR>사고 당시 차량통행·행인 없어 인명피해 면해<BR>2013년 15억 투입 옹벽공사 등 무용지물 여론
포항의 상습 낙석사고 발생지역인 환호공원 인근 해안도로 절개지에서 또 다시 산사태가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해당 구간은 10여년 동안 방치가 되다시피 하다 15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전면복구를 실시했지만 이후에도 낙석사고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어 시민안전을 위한 포항시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29일 0시 17분께 포항시 북구 환호동 산 65번지 해안도로 절개지에서 가로 20m, 세로 10m, 높이 3m 규모의 토사 1천200여t이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는 이번 사고가 28~29일 포항지역에 88.3㎜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연약지반으로 구성된 절개지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행히 사고 당시 주변을 지나는 차량이나 행인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옹벽 5m, 낙석방지용 철책 36m 등이 파손돼 포항시 추산 1천2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시는 0시 30분부터 주변 도로를 전면통제하고 굴삭기 2대, 15t 덤프트럭 4대, 인력 40여명을 투입해 6시간여 동안 긴급 복구공사를 벌인 끝에 6시간 만인 오전 6시 30분부터 왕복 4차선 도로 중 2차로를 재개통했다.
해당 절개지는 이미 많은 예산이 투입돼 수차례 보수공사가 진행됐음에도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서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것.
시에 따르면 환호공원 입구에서 환여동 방면으로 300여m 떨어진 해안도로 절개지는 지난 2001년 환호공원 조성당시 사방공사 적기를 놓치면서 10여년 동안 방치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크고 작은 비가 쏟아지면서 연약지반을 붕괴시켰고, 낙석과 토사가 도로위까지 흘러내리는 사고가 수차례 반복되며 대책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시는 지난 2013년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수해복구사업 예산 15억원을 승인받았고, 5개월 여에 걸쳐 옹벽과 부착망을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이듬해인 2014년 8월 제12호 태풍 `나크리`로 인해 산사태 방지용 축대벽이 무너져 토사 등이 도로에 흘러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때문에 15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헛심을 쓴 꼴이 돼버렸다.
시는 이번 사고 이후에도 복구작업은 어느정도 마무리지었으나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낙석위험에 대한 뚜렷한 해답은 찾아내지 못한 상태다.
포항시 북구청 관계자는 “현재는 토사를 정리하는 긴급복구작업만 완료지은 상태이며 추가 토사가 쏟아질 우려가 있어 낙석방지용 철책을 복원하는 공사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며 “콘크리트를 압축공기로 시공면에 뿜는 방식인 `숏크리트`공법이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워낙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공사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