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MBC `가화만사성` 열연<BR>“연기도 마음도 성장한 것 같아”
MBC 주말극 `가화만사성`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인배우 김소연(36)의 연기 변신은 성공적인 듯하다.
데뷔 20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청춘스타 이미지를 간직한 김소연은 `가화만사성`에서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엄마, 바람 잘 날 없는 봉가네의 맏딸, 냉대받는 아내이자 며느리, 봉해령을 연기했다. 김소연이 엄마 연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소연은 연기도 마음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가화만사성` 마지막회 촬영을 마친 김소연을 지난 19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1일 51부로 막을 내린 가화만사성 촬영에 힘을 소진한 탓에 체력이 바닥났다고했지만, 표정은 밝고 생기 있어 보였다.
김소연은 가화만사성 출연으로 무엇보다 평소의 연기 갈증이 많이 해소됐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이 드라마를 하기 전까지는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컸던 것 같다. 감정이 폭발하는 연기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늘 2% 부족하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느꼈다”며 “가화만사성이 이런 제 갈증을 많이 해소해줬다”고 말했다.
김소연은 극 중에서 5년 전 교통사고로 잃은 아이를 잊지 못해 아침마다 아이가다니던 초등학교 건널목에서 아이 지킴이 노릇을 하고, 아이의 유골함이 안치된 납골당을 찾아가 오열하는 비극적인 엄마를 연기했다.
김소연은 미혼이지만 극 중 봉해령의 상황이 잘 와 닿아 감정선을 따라가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진짜 엄마가 아니라서 제 연기에 관해 얘기하긴 어렵지만, 신기하게도 엄마의 감정을 잘 모르면서도 너무 가슴이 아프고 마지막에는 아이 이름만 나와도 차오르는 게 있었다. 무언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덕분에 수없이 등장한 눈물 연기를 해낼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감정 표현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다고 했다.
김소연은 “우는 장면이 너무 많았는데 그때마다 `저에게 남은 눈물이 있으면 오늘 다 내려주세요`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김소연은 “이 캐릭터는 그냥 가만히 눈물이 떨어지는 장면도 많았지만 막 소리치고 자신을 부숴가며 연기하는 오열 장면이 꽤 많았기 때문에 얼굴 표정이나 이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초반에 아이의 죽음 앞에서 무너지는 엄마의 모습을 회상하는 장면을 찍으면서 감정을 잘 쌓아놨기 때문에 감정이 안 잡혀서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화만사성은 비현실적이고 무리한 이야기 전개로 `막장` 논란이 일기도 했다.
봉해령이 대기업 중역인 남편 유현기(이필모)와 유망한 의사 서지건(이상우)과 벌이는 삼각 로맨스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김소연은 극 속에서 남편과 연인 사이에서 갈등하며 왔다 갔다 하는 봉해령의 상황을 십분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했다.
봉해령은 남편이 시어머니의 비서와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고 이혼한 뒤 지건에게로 가 둘 만의 결혼식까지 올리지만, 남편이 뇌종양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실을 안 뒤에 다시 남편에게 돌아온다.
그는 “김소연이 봉해령이라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대본을 보면서 `어쩔 수 없지 어떡해`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바보 같지만 6개월밖에 못 산다는데 내 행복을 양보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와 닿더라. 사랑이 아니라 아이의 아빠를 옆에서 지켜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 연민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극 중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른 시어머니를 용서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