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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정신 실종

등록일 2016-08-22 02:01 게재일 2016-08-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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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부터 러시아의 이미지는 치명상을 입었다. 심판들의 노골적인 편파판정 때문이었다. 김연아 선수는 피겨에서 세계 최고였지만, 심판들은 신인에 불과한 러시아 선수에게 금메달을 안겼다. 김연아는 은메달을 받고 한 없이 울었다. “어른들의 세계는 이렇게 썩었는가” 그 말을 삼킨 채 피겨를 접었다. 그때 러시아 사람들은 말했다. “비난은 잠시지만 금메달은 영원하다” 천만의 말씀이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도 그 못된 버릇이 나와 “비난은 영원한 것”이 됐다.

아일랜드의 콘란(25)은 복싱 밴텀급에서 러시아의 니키틴(26)을 맞아 일방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심판들은 3:0으로 러시아 선수의 손을 들어주었다. 너무 화가 난 아일랜드 선수는 옷을 찢고 심판들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국제복싱협회(AIBA)에 제소했지만 소용 없었다. 콘란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심판들에게 얼마를 주었나?” 묻는 글을 트위터로 날렸고 “심판진은 썩어빠졌다. 앞으로 AIBA가 주관하는 어떤 대회에도 나가지 않겠다” 했다. 외신들도 “복싱연맹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입증됐다”고 썼다.

전날 러시아의 티센코(25)는 헤비급 결승전에서 카자흐스탄의 레빗(28)을 맞아 도망만 다니면서 머리에 피가 흐르도록 얻어맞았는데도 러시아 선수에게 금메달이 돌아갔다. 그래서 “러시아 선수들은 돈으로 금메달을 샀다”는 비난을 들었고, BBC방송은 “올림픽 복싱에 악취가 진동한다” 했다. 가디언은 일찍 AIBA의 부패구조를 고발하면서 “심판 매수로 올림픽 복싱이 더럽혀질 것”을 예언했다. 관중들은 러시아 선수들이 메달을 받을 때 현장에 몰려가 조롱과 야유를 퍼부었다. “복싱메달은 똥메달이다!”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레슬링의 김현우는 동메달에 그쳤고, 류한수는 메달권에서 밀려났다. 심판진이 러시아인 일색이었고, 러시아 선수들이 메달을 다 가져갔다. 허우대 멀쩡한 대국이 이런 치졸한 짓을 상습적으로 한다. “올림픽에서 러시아를 빼라!” 소리가 곧 나올 것 같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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