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의 절대적 자부심은 수도 발레타에 있다. 천하무적 오스만투르크 대군을 당당히 막아낸 곳이기 때문이다. “세계 전쟁사에서 이런 곳 있거든 나와 봐!” 이렇게 큰소리 친다.
또 하나의 자랑은 천재화가 카라바조의 불후의 명작 2점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세례요한의 처형`과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을 그렸고, 몰타가 그 두 작품을 소장하면서 세계 관광객들을 불러들인다. `골리앗의…`은 그가 죽기 직전 유서 대신 그린 유화(遺畵)다. 골리앗의 얼굴이 바로 카라바조 자신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미캘란젤로가 죽은 후 몇 년후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의 환생`이란 말도 듣는 천재지만, 성격이 워낙 괴팍해서 살인을 하고 도망 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명화 한 장 그려주는 것으로 사면받아 감옥살이는 하지 않았다.
볼품 없는 섬나라지만, 2003년 유럽연합(EU)에 당당히 가입했고, 내년에는 EU 의장국이 되므로 윤병세 외무장관이 얼마전 몰타를 예방, 총리와 외교장관을 만나 `북핵문제를 협의`했다. 몰타에는 북한 노동자들이 돈 벌러 많이 와 있는데, 그들에게 돌아갈 임금을 착취당하고,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인권을 침해당한다는 이유로 `비자 연장`을 중단, 그들을 쫓아냈으며, 다시는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그런 나라가 있는지도 몰랐던 몰타, 북핵문제와 인권에는 엄청 다부지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