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초기부터 미국과 중국에다 수출까지 했다. 고등어 수출국인 노르웨이도 간고등어 수출만큼은 생각지도 못하던 일이었다.
세계에서 유일한 간고등어 수출국으로 이름을 올린 안동간고등어는 APEC 방콕회의에서 `글로벌 우수브랜드`로 선정된 바 있고 `육지 속 생선`인데도 바닷가를 제치고 농수산식품부로부터 수산물브랜드 대상을 차지했다. 창업 이후 산업포장과 대통령상, 장관 표창이 줄을 이었다. 그리고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원더풀 K-fish`라는 웹툰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니 조그마한 시골 소기업에 지나지 않지만 안동간고등어 사람들의 자부심이 대단한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 이 안동간고등어가 요즘 졸지에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5월 환경부의 얼치기 미세먼지 대책이 발표되면서 하루아침에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면서부터다. 거래처가 끊기고 매출이 폭락, 잘 나가던 생산 업체들이 기업 존폐 기로에 처해 버린 것이다.
`고등어 구울 때 가장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환경부 발표 당시 간고등어 사람들은 모두 말도 되지 않는다며 웃어 넘겼다. 웰빙이 대세를 이루는 요즘 같은 시대에 생선을 굽는다고 온 집안에 연기(미세먼지)와 냄새를 마구 피워 댄다는 것은 이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연기가 주방공간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양면 프라이팬 같은 조리기구가 일반화되어 있고, 오븐처럼 조리과정에서 발생되는 연기를 저감시키거나 100% 흡착해 내는 현대화 된 주방기구도 이미 오래 전에 대중화 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그 옛날 아궁이에서 석쇠로 굽던 재래식 조리방법을 가상하여 밀폐공간에서 측정한 실험적 미세먼지 수치를 아무런 검증과정 없이 그대로 국민들에게 불쑥 제시하니 너무나 황당하고 우스꽝스러웠다. 그러나 지금 안동간고등어 업자들의 한숨에 안동은 땅이 꺼질 정도다.
사실 특정된 실내 공간에서의 미세먼지는 환경 문제라기 보다 공간 내 기거하는 구성원들의 보건 위생 문제에 가깝다. 다시 말해 주방 내 미세먼지는 보건당국이 챙겨 봐야 할 국민보건 분야이지, 환경부가 특별대책을 제시해야 할 작금의 대기 중 미세먼지 현안과는 동떨어진 사안이란 이야기다.
미세먼지 발표 이후 전국적인 소동이 일어나자 환경부는 주방 환기를 잘 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발표한 것이라는 환경부의 궁색한 변명을 내놨다.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주방 위생과 주부 건강 문제는 따지고 보면 국민 건강을 우려해야 하는 업무를 가진 보건복지부 소관에 가까운 것 아닌가. 주방이나 접객업소 또는 매장 내 미세먼지의 위해성은 보건복지부 소관이고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공사장 비산먼지 단속이 환경부라는 것 쯤은 삼척동자도 아는 업무분장인데, 이러니 공연한 소동을 일으킨 환경부를 향해 `니나 잘 하세요` 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미세먼지 사태는 많은 후유증을 낳았고 그 여파는 당장도 안동간고등어 생산업자들의 속을 아리도록 후벼 파고 있다. 환경부의 설익은 대책 발표는 결국 잡으라는 미세먼지는 잡지 못하고 애먼 고등어만 잡았다. 그리고 후유증을 방치하면 앞으로 생사람도 여럿 잡을 것 같다. 지금 안동은 미세먼지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