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 예능 걸그룹 `언니쓰`로 파란<BR>영화·드라마서도 `종횡무진` 활약
“잘하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고, 망신은 당하지 말자 다짐했어요. 추태를 부리거나 틀리면 안되는 거였죠.”
웬걸, 망신은커녕 `대박`이다.
지난 1일 세상에 나온 `셧 업`(shut up)은 17일 현재 각종 음원 차트에서 여전히 상위에 랭크돼 있고, 노래방 기기에도 신속하게 수록됐다. 길거리를 다니면 여기저기서 `셧 업`이 흘러나오고 라디오 신청곡으로도 쇄도한다.
라미란은 “이렇게 좋아해 주실 줄 몰랐다. 깜짝 놀랐다”며 활짝 웃었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탄생한 걸그룹 `언니쓰`가 기분좋은 `사고`를 쳤다. 언니쓰의 `최고령` 멤버로서 마흔한살의 나이에 걸그룹으로 데뷔(?)한 배우 라미란을 최근 인터뷰했다.
그는 “주변에서 다들 잘 봤다며 인사하긴 하는데 의미심장하게 씩 웃는다. 보긴했는데 웃겨 죽겠다는 거 아니겠냐. 민망해 죽겠다”라며 웃었다.
지난 겨울 `응답하라 1988`에서 윤수일의 `황홀한 고백`에 맞춰 넘치는 끼를 과시했던 `치타 여사` 아니던가. 민망은 `웬열`. `치타 여사`의 공연에 배꼽 잡고 웃었던 시청자는 여름과 함께 돌아와 또다시 큰 즐거움을 선사한 라미란에게 “역시!”라는 찬사를 보낸다.
◇ 연기라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아
질끈 동여맨 말총머리에 섹시한 패션을 선보이며 1일 KBS 2TV `뮤직뱅크` 생방송 무대에 나온 라미란의 모습은 분명 이색적이었다.
10~20대 아이돌 스타들이 매력을 뽐내는 `뮤직뱅크`에 40대 아줌마 라미란이 언니쓰의 일원으로 나와 한 치도 주눅들지 않고 공연을 펼치자 시청자들은 기꺼이 박수를 보냈다.
“뮤지컬을 해왔기 때문에 사실 언니쓰 공연은 저한테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보시기에 흉할 뿐이죠. 하하. 이번에도 제가 안무랑 노래 금방 익힌다고 동료들이 에이스라고 추켜세웠는데, 연기라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아요. (김)숙이가 제게 `네가 걸그룹을 잘 하는 게 너무 웃겨`라고 했는데,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렸어요. 무엇보다 (민)효린이의 꿈인데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뮤직뱅크` 무대에 섰어요. 아이돌 가수들이 나오고 싶어 줄을 서는 무대인데 추태를 부리거나 틀려서는 안되죠.(웃음)”
그 무대가 끝일 거라 생각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국내는 물론이고, `뮤직뱅크`가 `하필이면` KBS국제방송인 KBS월드TV를 통해 해외 100여개국 6천여만 가구에 도달하는 프로그램이라 사태가 더 커졌다. `뮤직뱅크`는 K팝의 인기를 타고 KBS월드TV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프로그램이다.
“안그래도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잘하면 글로벌하게 히트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어요. 해외 시청자들은 우리를 그냥 가수로 알 거잖아요.(웃음)”
국내에서 명맥이 끊긴 `여성 버라이어티 예능`을 부활시키겠다는 거창한 취지로출발한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이번 언니쓰의 성공과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하고 나니 다음 아이템은 뭘로 할지 제작진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근데 제 소원은 되게 재미없을 거거든요. 집 짓는 걸 해보자고 했더니 제작진 얼굴이 하얗게 변하더라고요.(웃음) 언니쓰의 다음 아이템으로 뭐가 정해질지는 모르겠어요.”
◇ 연기 통해 대리만족… 너무 재미있는 일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화제지만 라미란은 작품이 끊임없이 들어오는 바쁜 배우다.
최근 개봉한 `봉이 김선달`을 비롯해, `덕혜옹주` `특별시민` `보통사람` 등의 영화를 촬영했거나 진행 중이고,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출연을 앞두고 있다.
“다 조연이라 별로 안 바쁘다”며 웃은 라미란은 “연기가 너무 재미있다. 평소 내가 못하는 것을 연기하는 동안 해보니 대리만족을 느낀다. 너무 재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저 같으면 절대로 `전국노래자랑` 안 나가요. 그런데 치타 여사는 나가잖아요.
(웃음) 연기는 소위 `쪽`을 파는 직업이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어떤 역할을 해도 연기잖아요.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도 괜찮아요. 무엇보다 재미있고요.”그는 다만 자신의 다작 행진이 식상함으로 이어질까 경계한다.
“항상 불안해요. 여러 작품을 하면 보시는 분들이 질리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래서 한동안 작품을 줄여야하나 고민도 했어요. 그런데 그게 무서워 지레 겁을 먹으면 아무것도 안되는 것 같아요.”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거 잘 안다”는 그는 “늘 교만하지 말아야지, 겸손해야지 다짐하며 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