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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린 자식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7-08 02:01 게재일 2016-07-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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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광주 민심 잡기`에 두 야당이 명운을 걸더니 이제는 전북 새만금을 향해 여당·야당·정부·대기업이 `청혼의 꽃`을 올린다. 호남이 한국 정치의 중심에 선 지 오래라, “무는 개를 돌아본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속담이 연상된다. 고분고분, 호락호락, 오냐 오냐 해서는 `찬밥`만 돌아오고, 물고, 울고, 강짜·몽니 부리고, 등을 돌려야 `젖을 주는`것이 세상이치라는 교훈.

영남권 신공항이 대구 경북에 남긴 상처가 채 딱지도 앉기 전에 국토교통부는 새만금 국제공항을 추진중이고, 새누리당 정운천(전주 을) 의원은 “새만금에 한·중 경협단지가 조성되고 대기업들이 들어서는 만큼 항공물류를 위한 국제공항이 꼭 필요하다”했고, 대구 출신의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 후보자는 전주를 찾아 “당 대표가 되면 새만금 신공항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대구 K2 군사공항 이전문제나 국제공항 확장문제 등에는 아무 말이 없다. 정부도 관심 없고, 정치권도 버린 자식 취급이다.

LG그룹이 3천500억원을 새만금에 투입해 76ha 규모의 스마트팜 단지를 조성한다. ICT기술과 농업을 접목한 지능화 농장이다. 빅데이터를 통해 최적의 생육환경을 알아서 찾아주는 최첨단 농법이다. 그룹 계열사들이 각각의 전문성을 활용해서 연구개발센터·재배시설·유통시설을 조성하고, 토마토와 파프리카 등을 재배할 계획인데, 농민들은 “대기업이 영세농민을 다 죽일 작정이냐” 반발하고, 기업은 “기술을 발전시키고, 생산품은 전량 수출할 것”이라고 달랜다. 그러나 대구 경북으로서는 새만금 신공항과 함께 `상처에 소금 뿌린 쓰라림`으로 다가온다.

“기존의 군산공항을 확장하면 될 것인데, 왜 새만금 신공항이냐” “호남만 대한민국이냐” “곧 다가올 대통령선거와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때 두고 보자. 이제는 고분고분하지 않을 것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 “내 밥 먹은 개가 내 발 뒤축 문다더니…. 이제는 우리가 물어뜯을 것이다”. 이것이 대구·경북지역민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들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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