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부인을 얻었던 할리우드 액션배우 니콜라스 케이지(52)는 세계 곳곳에 15채의 저택을 소유하고, 요트가 4대나 있고, 바하마의 한 섬을 통째 사들였고, 전용 비행기, 수백만 달러어치의 보석과 예술품, 자동차도 22대나 갖고 있는데 그 중 9대가 롤스로이스.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서 `케서방`이라 불리우는 그는 최근 한국계 부인과 이혼하기로 했는데, 그 이혼녀가 받을 위자료를 놓고 언론들이 눈을 반짝이며 주시한다. 엑션 배우 슈워제네거가 명예욕도 있어서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당선됐는데, 행정에는 별로 액션스럽지 못해 빚만 잔뜩 쌓아놓고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미국의 공직자들은 명예를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일반국민의 평균 생활비보다 낮은 연봉을 감수한다. `청빈낙도`라는 미국 청교도 정신이 잘 이어지는 것이다. 국민혈세를 더 많이 빨아먹겠다고 혈안인 한국 국회의원과는 품질이 다르다. 미국 의회의 `윤리위원회`는 염라대왕만큼 무섭다. 공직자가 품위를 잃으면 여축 없이 잡아내 사정 없이 엄벌하고, 지역구 주민들도 똑똑해서 부도덕한 의원은 반드시 낙선시킨다. 그러나 한국 국회의 윤리위원회는 있으나 마나, 할 일이 없으니, 윤리위원 하겠다고 나서는 의원이 한 명도 없어서 강제배분을 할 정도였다.
우리나라도 청빈의 전통이 있었다.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을 청요직이라 해서 이 곳 관인들은 외모부터 달랐다. 얼굴은 파리하고, 옷은 남루하고, 밥도 혼자 먹는다. 녹봉 외의 수입은 전혀 없다. 우리는 지금 사라진 전통을 그리워할 뿐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