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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는 인정하고 신공항 필요 없다는 정부

등록일 2016-06-22 02:01 게재일 2016-06-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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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수<br /><br />대구한의대 교수
▲ 이동수 대구한의대 교수

△`Again 2011`

이번 영남권 신국제공항 입지의 두 후보지는 부산시가 지지하는 가덕도와 대구시, 경상북도, 경상남도, 울산시가 연합해서 지지하는 밀양이었다. 사실 2011년 신공항건설이 한 차례 백지화 된 때에도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지역 간 치열한 유치전과 함께 탈락이 예상되는 지역의 거센 반발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신국제공항 공약 포기를 공식 선언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번 입지선정 발표 역시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발표 한달 전부터, 특히 총선 종료 이후부터 두 후보지 지역별로 극한의 치킨게임이 벌어졌다.

문제는 이러한 지역의 갈등이 결국 정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고, 더 나아가 여기에 참여한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한 정치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또한 부산 대 대구·경북·경남·울산 연합 간 감정의 골이 깊어져 지금 정부가 추진하려는 산업구조조정과 노동개혁 등 다양한 개혁이 동력을 상실하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결국 정부는 어느 것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을 택했다. 2011년 이미 경험한 방법이다. 그러나 문제는 공항의 확장보다 더 빨리 항공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결국 지역 공항별로 각자도생하는 방법으로 상호 경쟁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 말았다.

사실 이번에 지역민들이 기대한 신공항은 공항 하나를 더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한 경인경제권과 다른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하는데 있었다. 이는 남부권 경제권이 될 것이고 영남뿐만 아니라 남부 호남까지 포함된 경제권을 형성하는데 촉발점이 될 것이란 열망을 담고 있었다.

이번 결정으로 박근혜 정부는 절대 지지지역을 상실하는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되어 정권말기 개혁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정치적 구도의 변화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인천 이외의 공항은 싫어하는 중앙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이도 저도 아닌, 수도권 공항론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결론을 낸 중앙과 박근혜정부는 이제 대구공항과 K2이전, 울산공항, 포항공항, 김해공항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지역 간 협력을 통한 신공항이 아닌, 김해공항의 확장으로 근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단순하게 `김해공항은 근거리 중심의 수요가 많으니 활주로와 터미널만 확충하면 된다`는 식의 논리는 매우 문제가 많다. 근거리 수요가 많은 것은 활주로 길이가 짧아 중장거리를 취항하는 비행기가 취항할 수 없다는 근본적 한계를 무시한 처사이다.

그렇다면 결국 지금처럼 유럽, 미주 등 중장거리 노선 이용자는 인천공항을 이용하고 동남아, 중국 등 중단거리 노선은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방법이라면 활주로와 터미널도 확장할 필요가 없다. `접근거리가 짧다`는 수도권의 시각을 적용한다면 김해공항 확장도 필요 없이 대구, 포항, 울산, 사천 등의 공항으로 근거리 국제선을 분산하면 충분할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우리나라에는 A380과 787드림라이너와 같은 비행기는 인천공항 이외에는 취항할 공항이 없어 인천공항의 기후가 나쁘거나, 문제가 있을 경우엔 해외 공항으로 회항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대통령 `반성형 공약포기 선언` 필요

2011년 이 대통령은 공약을 못 지켜 죄송하다는 국민담화를 발표했다. 그 당시엔 수요가 미흡하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수요가 있기 때문에 김해공항을 확장하자고 결론 내렸다. 이는 박 대통령의 공약이 아니다. 특히 대구경북이 원한 신공항이 아닌,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땜납과 같은 처방이다.

박 대통령은 통렬한 자기 반성형 공약포기 선언을 해야 한다. 국토부장관도, 총리도 아닌 대통령 자신이 반드시 해야한다.

이번에 기대를 한 지역들은 신공항을 통해 지역의 선결과제인 산업구조조정과 구조고도화를 기대했다. 경남과 울산의 조선업이 어려워지면 포항과 광양의 제철산업이 함께 어려워지고 대구나 경북의 부품산업으로 이어지는, `유퍼스나무 효과`(upas tree effect)에서 탈출하기 위해 신공항은 절실했기 때문이다.

절대적 지지를 보내면서 신공항을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것은 바로 지역의 절박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열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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