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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사회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6-21 02:01 게재일 2016-06-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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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을 최고의 이념으로 생각하는 사회주의지만 이미 그것은 `가난 평등·빈곤 평준화`임이 증명됐고, 이제 `정치는 일당 독재, 경제는 자본주의`로 나아간다. 북한에도 1%의 상류층이 있다. 장사꾼과 권력자가 결탁한 부유층이다.`평양+맨해튼=평해튼`이라 불리는데, 평양에 살면서도 미국 맨해튼 사람처럼 호화판으로 산다. 주체탑 근처에는 독일식 식당이 성업중이고, 여명단지에는 스시바와 바비큐식당이 즐비하다. 많은 인민이 굶어죽는데, 두 당 5만~6만원 짜리 식사가 잘 팔린다.

북한은 `자본가`란 말 대신 `돈주`라 하는데, 그들은 대부분 공무원 신분증을 가진 사업가이다. 당 간부·행정부처 고위직·군부 장교·인민대표자(국회의원) 등 권력기관에서 힘깨나 쓰는 자들이 합법·불법을 가리지 않고 장사를 해서 돈을 번다. 아파트나 평면TV같은 큰 건은 직접 거래하고, 자질구레한 생필품은 민간 하수인에게 시킨다. `태양의 후예` DVD도 3일이면 택배가 도착한다. 이런 `자본주의`는 김정은시대에 들면서 부쩍 늘었는데 “남조선 퇴폐문화에 접하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며 세게 엄포를 놓지만 돈과 권력 앞에서는 맥을 못 쓴다. 최룡해의 아들도 한국드라마를 보다가 들켰는데, 아버지가 `자식 잘못 키운 책임`을 지고 노동교화소에 들어가 중노동을 하다가 관절을 다쳐 한동안 절뚝거리며 다녔다.

사회주의 국가가 이런데 자본주의 국가는 말할 것 없다. 검찰이 롯데그룹에 칼날을 겨누자 롯데는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구성해 방어망을 쳤다. 법원 검찰에서 고위직을 지낸 거물급 변호사들이고 `후배 현직들`이 괄시 못할 학연·지연 선배들이다. 김앤장·태평양·광장·세종 등 대표적 로펌들이 총동원되어서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을 옮겨놓은 것같다”고 한다. 끗발깨나 있고 힘깨나 쓰는 변호사들을 이렇게 대거 동원하려면 그 `변호사 살 돈`은 아마 천문학적일 것이다.

그 뿐인가. 평소에 울타리·로비스트 노릇을 하던 `사외이사`도 10명이 넘는다. 돈과 권력 앞에서 법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지켜볼 일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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