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주일학교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양보`를 평생 실천한 사람이 있었다.
`외과의사 장기려 박사`는 평안북도에서 태어나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6·25때 국군을 따라 월남, 부산에서 의사로 살면서 재혼도 하지 않고, 의사월급을 고아원·장학금·환자 치료비 대납에 썼다. 가난한 환자에게는 “밤에 도망가라” 했고, 며느리가 준 혼수이불까지 남에게 줘버렸다. 그는 청십자병원을 열어 `민간의료보험`의 효시가 됐다.
과거 동독 사람들은 쓰레기를 트럭에 실어 서독쪽에 버렸다. 서독인들은 같은 방식으로 보복을 하는 대신 통조림, 마른 음식 등 잘 변질되지 않는 식품을 한 트럭 실어 동독에 가져다 내려놓고 “사람은 자기 속에 있는 것을 버린다”란 팻말을 세워놓았다. 속에 쓰레기가 든 사람은 쓰레기를 버리고 음식이 든 사람은 음식을 버린다는 뜻이었다. 동독 사람들은 큰 감동을 받았고, 민간에서부터 “통일하자!”란 외침이 터져나왔다. 통독의 힘은 양보와 배려의 미덕에서 나왔다.
총선이 끝나면 바로 원구성에 들어가는데, 이기심 때문에 이것이 잘 합의되지 않고 법정기일을 항상 어겼다. 심지어 88일을 끈 경우도 있었다.
이번에도 최소 2개월은 갈 것이라 했다. `의장·부의장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부터 난관이었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이 의장을 해야한다” 더민주당은 “제1당이 해야 한다” 국민의당은 “자유투표로 정하자” 팽팽히 맞서 있을 그때 극적인 반전(反轉)이 나타났다. 8선으로 가장 유력한 의장 후보였던 서청원 의원이 “내가 양보하겠다” 하자 순식간에 의장단 선출문제가 풀려버렸다. 양보의 정치학이 모든 문제의 열쇠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