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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꽃 진달래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4-15 02:01 게재일 2016-04-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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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를 노래하지 않은 한국 시인은 없다. 김소월의 `영변의 약산 진달래` 등 전국에 대규모 진달래단지가 널려 있다. 축구장 140개 넓이의 여수 영취산 꽃밭, 대구 비슬산 단지, 경주 단석산 진달래 군락지 등 발닿는 곳 어디에나 있다. 흰빛에 가까운 연달래, 불꽃색의 연산홍, 진보라 혹은 진홍색의 철쭉, 쌉싸름한 맛이 좋아 술을 담그고 화전(花煎)놀이에 쓰는 `참꽃`도 있고, 쓰고 독이 있어서 `먹으면 자는 듯이 죽는다는` 진달래도 있다.

단풍은 북에서 내려오고, 꽃은 남에서 올라간다.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2월의 매화를 시작으로 산수유 개나리 벚꽃이 차례로 피다가 지금은 진달래의 계절이다. 전국 곳곳에서 진달래축제가 벌어진다. 한반도에는 유난히 진달래군락지가 많다. 산불 산사태 벌목으로 헐벗은 산에 제일 먼저 정착하는 식물이 진달래다. 그래서 `치유의 식물`이라 불리운다. 심지 않아도 스스로 와서 상처를 보듬는다. 하나 둘 뿌리 내린 진달래는 금방 큰무리를 이룬다. 척박한 땅에도 억척스레 뿌리내리는 것은 옛 어머니의 모습이다. 혹독한 일제 치하, 6·25전쟁과 보릿고개를 꿋꿋이 견뎌낸 한민족 여인과 닮았다.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꽃”이라는 동요는 거짓이다. 북한에는 무궁화가 없다. 한국이 `선점`한 상징꽃이기 때문이다. 경찰의 계급표시에 무궁화가 쓰이고, 공무원 배지도 무궁화가 기본이다. 국회의원의 금배지도 무궁화무늬속에 國자가 들어 있다. 무궁화는 공식적인 국화(國花)로 지정되지 않았다. `심정적`인 국화일뿐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는 `무궁화 무늬`를 `태극 무늬`로 바꾸었다. 관공서 깃발이 무궁화에서 태극무늬로 변경됐다. 이것은 `통일준비`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

북에 무궁화는 없지만 진달래는 많다. 한반도 전역에 진달래 없는 곳은 없다. 통일이 되면 통일國花를 정해야 할 것인데, 그때 `진달래`로 지정하면 참으로 이상적이다. `치유의 꽃`이요 끈질긴 민족정신의 상징인 진달래! 그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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