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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후`와 삼계탕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4-13 00:51 게재일 2016-04-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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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30%를 넘긴 `태양의 후예`는 무대가 외국에서 국내로 바뀌자, `간접광고`가 봇물을 이룬다. 밤새 술을 마시고 해장하러 간다는 것이 특정 프랜차이즈 샌드위치집이었고, 계산은 특정 스마트폰의 간편 결제 기능을 썼다. 송혜교가 모델로 있는 화장품회사 제품이 줄줄이 나오고, 등장인물들이 데이트하는 곳은 특정 프랜차이즈 카페로만 정해져 있다. 서대영 상사와 윤명주 중위가 탄 승용차는 당연히 주 스폰서인 현대차이고, 키스신에서는 자동주행 기능을 켜놓고 운전대에서 손을 뗐는데, 이 장면이 분당 최고 시청률을 보였다. `자율주행차`를 처음 선보인 장면.

무대가 외국이었을 때는 간접광고를 할 여지가 별로 없어서 군인들이 특정 홍삼 음료를 자주 마시는 바람에 `홍삼의 후예`란 비아냥도 들었는데, 노골적이고 지나친 간접광고는 극의 흐름을 이상하게 비틀어서 반감을 산다. 그러나 불법은 아니다. 2009년부터 `방송시간의 5% 이내`에서 허용된다. `태양의 후예`는 130억원의 제작비가 들었고, 간접광고로 30억원을 충당했다는데, 높은 제작비와 출연진들의 몸값을 벌충하려면 간접광고는 필요악이다.

`삼계탕 간접광고`는 애국적이기도 하다. 송중기와 진구가 삼계탕을 끓여 두 여성에게 대접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 후 중국은 삼계탕에 대한 관세장벽을 낮춰 수출길이 열렸다. 고려인삼을 좋아하는 중국인에게는 인삼이 든 닭곰탕이 구미에 맞을 것이고, `태후`에 열광하는 중국 시청자들이 선호할 것은 물론이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치킨과 맥주를 먹는 장면이 나오는 바람에 수천명의 유커들이 인천에서 치맥파티를 한 것과 같이 삼계탕도 대박날 조짐이다. 끓이거나 데우기만 하면 되는 완제품을 올 상반기 안에 수출할 것이라 한다.

한식문화관 개관식에 대통령과 송중기가 나란히 참석했다. `태후`가 30여개국에서 방영되니, 우리의 식품, 화장품, 패션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은 물론이다. 창조경제와 문화콘텐츠의 모범사례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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