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을 앞둔 지금 `뜨는 후보`가 공화당의 트럼프인데,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그는 돈키호테였다. “한국은 미국의 안보우산 밑에서 무임승차했다” “테러를 막기 위해서는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 통제해야 한다”는 말을 내뱉었고, 여성 비하, 인종 차별 발언으로 국제사회의 비난도 받았다. 그래서 그의 저서 `불구가 된 미국`을 마이애미주의 한 대형서점은 `유머코너`에 배치했다. 그의 튀는 발언은 `괴짜 부호의 해프닝` 취급을 받았지만, 지지율 40%로 꾸준한 선두 자리를 지킨다.
트럼프는 `말 없는 다수`가 가슴에 품고 있는 말을 대변해 주는데, 그것은 권태로운 일상과 판에 박힌 정치관행에 지친 사람들에게 작은 변화라도 주고, `TV 앵커`를 지냈던 경력을 십분 살려서 국민들을 `재미 있게` 해준다. 그는 3조원 대의 재산을 가진 대부호인데, 미국인들은 부자를 존경하고 부러워한다. 부자를 부러워하면서도 미워하는 한국인과는 다르다. 국민을 속 시원하게 해주고, 변화와 재미를 주고, 존경의 대상이 되니, 막말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지지를 받는 것이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향해 거침없이 “미친놈!”이라 했고, “북핵을 저지할 나라는 중국 뿐”이라 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관세장벽을 높이고, 무역거래를 중단하면 중국은 2분 안에 무너진다”는 개그 같은 막말도 했다. 미국은 이란 핵 해결에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효과를 봤다.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을 제재한 것이다.
어찌됐건 김정은의 통치자금줄을 바짝 죄지 않고서는 대북제재의 효과는 반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