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경기 고수 방침에<BR>“협약서 강제성 없다지만<BR> 대기업 경영윤리 어긋나”
속보= 포항시와 삼성 라이온즈간 2016년 포항야구장 경기일수 감소(본지 지난달 30일자 4면 보도)와 관련한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면서 이강덕 포항시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올해 10경기서 내년 6경기
지난달 삼성은 포항시에 내년 포항야구장 경기수를 6경기로 줄인다고 전달한 바 있다. 올해 10경기 보다 4경기가 줄게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포항시는 최근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구단을 방문, 포항야구장 경기수와 관련해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번 협상에서 포항시는 포항시-삼성라이온즈 간 맺은 협약서를 내세우며 9경기 이상 유치를 주장했고, 삼성은 신규 구장 건립과 포항 준원정경기에 따른 체재비 등 구단 자생력 확보 차원에서 6경기를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소 연간 9경기 이상 협약
포항시는 지난 2010년 3월 3일 `삼성라이온즈 제2홈구장 지정 협약서`를 맺었다. 317억원을 투입하는 포항야구장 건립에 앞서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유치와 관련해 사전 약속을 맺었던 것. 이 협약서에서 경기수 배정과 관련해 `포항야구장에 대해 매 시즌 홈경기 중 1군 경기 최소 9경기 이상을 배정하여야 하며, 2군 경기는 과반수(1/2)이상을 배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협약서는 법적인 구속은 따르지 않지만 지자체와 기업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약속이다.
◇글로벌 기업이 약속 안지켜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포항시와 맺은 약속을 어기면서까지 올해 10경기에서 내년 6경기로 축소를 고수해 동해안 팬들에게 실망과 허탈감을 안겨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 구단이 포항야구장 경기수를 줄인 데는 삼성구단의 수익 문제와 직결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 야구팬인 최모(56·영덕)씨는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이 자신들의 영업문제로 지자체와의 약속을 하루아침에 깬다는 것은 기업 경영 윤리에 크게 벗어난 행동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나서야
삼성구단측은 포항시-삼성간 맺은 협약서에 따른 9경기 이상 이행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구단 관계자는 포항야구장 경기 일수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전임 담당자가 포항시에 경기수를 줄인다고 전달한 바 있다. 당시 협약을 맺은 당사자들이 모두 자리를 떠난 상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경기 수가 줄면 당장 피해를 보는 것은 포항시다. 야구장 인근의 치킨, 주점 등 인근 상인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내년 포항야구장 경기 일수 조정과 관련해 포항시 관계자와 삼성 프론트간의 협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게 정설이다. 이로 인해 이강덕 포항시장이 직접 나서서 삼성 라이온즈 사장과 담판을 짓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으로 보인다.
/김기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