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희 SBS `애인 있어요`서 `나쁜 남자` 연기로 인기몰이
이 나쁜 남자가 언제부턴가 뜨거운 인기를 끈 것은 배우 지진희(44)의 공력 덕분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기자간담회장에서 만난 지진희는 “최진언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진언은 오로지 아내만을 사랑해요. 아내에게 정말 지치고 지쳐서 헤어졌던 거죠. 초반부의 강렬한 불륜남 이미지가 유지되면 시청자들이 우리 드라마를 왜곡해서볼 수 있겠다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제대로 봐준 것 같아요.”
지진희도 초반에는 자신의 캐릭터를 온전히 받아들이지는 못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걸 유독 꺼린다는 지진희는 아내 도해강(김현주 분)과 후배 강설리(박한별)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입힌 “나쁜 놈”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지진희는 “그걸 극복하게 했던 것이 진언의 한 여자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라면서 “그러다 보니 설리에 대해서는 정말 안타깝고 미안한 감정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여름부터 `애인 있어요`를 촬영한 지진희는 드라마에 무척 몰입한 모습이었다. 카메라 불이 꺼진 뒤에도 극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스스로 머리를 쥐어박을 정도라고.
지진희는 함께 드라마를 이끄는 김현주를 두고 “완벽한 캐스팅”이라면서 칭찬을아끼지 않았다. 둘은 SBS TV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 이후 11년 만에 다시 만났다.
“1인 4역을 거부감 들지 않게, 과장하지 않고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국내에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손가락 안에 꼽을 배우죠. 김현주씨 장점은 혼자 하지 않고 상대 배우까지도 생각한다는 거에요. 정말 고맙죠.”
2003년 MBC TV 사극 `대장금`으로 이름을 알린 지진희는 `애인 있어요`를 통해 연기 인생 2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진희 또한 “30대 대표작이 `대장금`이었다면 현재로서는 `애인 있어요`가 40대 대표작인 것 같다”라면서 “다만 `대장금` 때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이병훈 PD가 시키는대로 했다면, 이번에는 제가 더 많이 힘을 써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50부작 드라마 `애인 있어요`는 쾌속으로 달렸음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제 막 해강이 옛 기억을 되찾았을 뿐이다.
지진희는 “우리가 할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게 많다”라면서 “해강이 본연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고, 설리는 악해질 것이고, 진언은 중간에서 해강이를 계속 바라보면서 지금보다 더 고통스럽고 절규하는 모습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 도해강과 최진언의 재결합에 대해서는 “선택은 해강의 몫”이라는 답을 남겼다.
“진언 때문에 해강이 상처받고 사고를 당했고 기억을 잃은 뒤 자기가 아닌 다른사람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이잖아요? 진언 마음은 해강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해강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거에요. 결국 선택은 해강의 몫이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