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그녀는 예뻤다`서 황정음과 신들린 코믹연기 화제
하루아침에 돌변한 게 결코 아니다. 그는 원래부터 웃겼다. 끊임없이 웃음을 추구했고, 탐구했고, 실험했다.
헌헌장부 외모에, 세계를 들썩이게 하는 K팝 스타라는 점에 쉽게 묻혀버리곤 했던 것이지 코미디와 개그에 대한 그의 사랑은 식을 줄 몰랐다.
그리고 마침내 과녁을 적중해 `텐 텐 텐`을 외치고 있다. 10점 만점이다.
MBC TV `그녀는 예뻤다`의 최시원(28)이 그동안 갈고 닦아온 코미디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순간이 개그의 연속인데, 단 한순간도 어색하지 않다.
`무한도전`의 `식스맨` 프로젝트에 도전했을 때도 알아봤지만, `그녀는 예뻤다`의 최시원을 보고 있노라면 물이 올라도 제대로 올랐다.
게다가 코미디에만 머물지 않는다. 중반으로 접어든 이 드라마에서 그는 진지한감정 연기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고 있다.
바야흐로 이제 때를 만났는데, 그는 이 드라마를 끝으로 다음달 의무경찰로 입대한다. 군 복무를 마치면 그는 더 멋진 연기를 보여줄까.
`그녀는 예뻤다`에서 그가 연기하는 김신혁은 `똘기자`라는 별명이 참 잘 어울리는 캐릭터다. 패션지 기자인데, 주인공 김혜진(황정음 분)을 호시탐탐 골려먹지 못해 안달이 난 그는 영락없는 `똘기자`다.
최시원이 펼치는 장난기 넘치는 연기는 할리우드 슬랩스틱 코미디의 달인 짐 캐리 저리 가라다. 오만가지 강렬한 표정에 현란한 `송충이 눈썹 연기`, 랩을 하듯 빠르면서도 정확한 속사포 대사 처리, 장난치는 데 인생을 건 것 같은 태도를 보고 있으면 웃지 않고는 못 배긴다.
그리고 이어서 감탄하게 된다. 천연덕스럽게 능글맞은 `아저씨 개그`를 끊임없이 펼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잘한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인터넷에 `포춘 쿠키`를 치면 연관검색어로 최시원이 바로 뜬다. 바싹한 튀김 과자 안에 행운의 말이 들어있는 중국 포춘 쿠키가 왜 최시원과 연관이 있을까. 백문이 불여일견. 최시원이 스스로를 희화화한` 포춘 쿠키 최시원` 사진 한장만 봐도 그에게 유머 감각의 피가 철철 흐르고 있음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최시원이 이처럼 너무 잘하다보니 `그녀는 예뻤다`의 남자 주인공인 박서준을 압도한다는 점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대로라면 시청자는 여주인공인 김혜진이 남자 주인공인 지성준(박서준)과 맺어지길 응원해야하는데, 8회까지 방송된 현재 대다수의 시청자가 최시원이 연기하는 김신혁과 김혜진이 맺어지길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신들린 코믹 연기`를 펼치고 있는 황정음과 최시원의 앙상블이 절묘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한 데다, 그사이 상대적으로 박서준은 캐릭터의 매력을 별반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그녀는 예뻤다`의 백미가 황정음이라면 최시원은 묘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