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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음악에 미친 것 같아요”

연합뉴스
등록일 2015-10-09 02:01 게재일 2015-10-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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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인권 후배들과 부른 신곡 `너와 나` 발표… 리메이크 앨범도 구상
다짜고짜 전인권(61)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요즘 딱 두 가지만 생각해요. 음악에 미치는 것, 음악을 살리는 것.”늘 맥락 없이 화두를 툭 던지고 부연하는 화법대로 설명이 이어진다.

“제가 이제는 음악에 미친 것 같아요. 마약도 완전히 끊었고 음악을 더 잘하고 싶으니 음악적으로 `쟁이`의 단계로 가고 있는 거죠. 쟁이의 삶이 끝내주거든요. 자기만의 세계가 완벽하고 자부심이 있으니 폴 매카트니 안 부럽죠. 하하.” 올해로 결성 30주년을 맞은 록밴드 들국화로 `레전드`란 찬사를 받는 그가 “지금껏 노력을 안 했다. 음악을 더 잘하고 싶다”며 풀어놓는 얘기가 새삼스럽다.

`음악에 미쳤다`는 표현처럼 그의 음악 생산량은 지난 행보를 고려할 때 확연히 증가했다.

들국화가 2013년 드러머 주찬권의 별세로 사실상 해체 상태가 되자 그는 전인권밴드를 결성해 지난해 앨범 `2막 1장`을 냈고 최근 신곡 `너와 나`를 발표했다. 발표는 안 됐지만 후배들에게 주기로 한 곡들도 써뒀다.

그의 자작곡인 `너와 나`는 지난해 포항 칠포 재즈 페스티벌에 갔을 때 영감을 얻었다.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3개월이 지난 즈음이었다.

최근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포항에서 택시를 탔는데 서산에 해가 지는 풍경과 운전기사의 뒷모습에 이상하게 감정이 복받치더라”며 “이후 바닷가로 나갔는데 `나이 먹은 선배로서 세상에 어떤 말을 해야 할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힘들고 아파서 똑같은 세상을 다르게 봐야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어요. 그중 세월호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슬픔이죠. 그럼에도 가야할 길은 한에 머물기보다 용서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너와 난 모두 버려도/ 힘이 넘치는 너와 난`이란 가사를 써내려갔다. 얄팍한 사랑, 찰나의 흥이 범람하는 요즘 노랫말과는 다른 울림이다.

그는 “내가 보통 삶을 산 사람이 아니지 않나”라며 `껄껄` 웃었다.

“엄청난 삶을 살았죠. 과거 사주에 망신살이 있다던데 이제 끝났대요. 망신살은 무서웠죠. 얼굴을 들지 못한 채 고립되니 힘들었어요. 다시 음악을 하면서 정확한 판단을 하고 건강해졌죠. 음악 작업은 `설정` 다음에 이 코드, 저 코드로 판단이 필요하거든요.”

`너와 나`는 작곡할 때부터 여러 후배 가수들과 함께 부르고 싶었다. 그가 좋아하는 타이거JK와 윤미래 부부, 자이언티 등이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목수가 집을 지을 때 기둥 하나도 튼튼히 하려고 오차 없이 재듯이 음악도이 과정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음악 시장은 코드를 조금 변조해 장난을 치는 음악이 많아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런 10곡을 만들 게 아니라 1곡이라도 자랑이 돼야 해요. 요즘 뮤지션들은 밀물 들어올 때 좋았다가 갑자기 썰물이 되면 히트에 연연해 이상한 멜로디와 가사를 쓰기 시작하죠. 우리나라에 닐 영이나 빌리 조엘이 없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해요. `너나 잘해`라고 하면 저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제대로 뭔가를 만들어 음악을 살리는 데 힘이 돼보고 싶죠.”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노래 연습을 하는 그는 “우린 아티스트라기 보다 그냥 뮤지션”이라며 “기타를 쳐도 최소한 5년 이상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뮤지션은 대중을 위한 작품을 만들므로 대중을 이해하고 대중에게 이해를 바라면서 길을 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버스 안에서 들어도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이어야 해요. 대중의 마음도모르면서 대중음악을 하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 관객 없는 공연은 존재할 수 없잖아요.”

그는 요즘 이달 선보일 전인권밴드의 새 앨범을 작업 중이다. 작업 중인 곡의 가사를 귀띔해준다.

“계속 음원을 많이 만들 겁니다. 가요도 만들 것이고 처음으로 조용필·임희숙 씨 등의 노래를 통기타, 드럼, 베이스 연주로 편곡해 리메이크 앨범도 내 볼 거예요. 우리 밴드 사운드로 만들어 보려 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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