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SBS `힐링캠프` 출연, 속내 허심탄회하게 털어놔
농구스타 출신 서장훈(41)이 지난 21일 밤 방송된 SBS TV `힐링캠프`에 출연해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으며 자신을 돌아봤다.
한국 농구계에 큰 획을 긋고 은퇴한 서장훈은 “저는 어려서 농구를 정말 좋아했다. 하지만 농구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 순간부터는 단 한번도 농구를 즐기면서 한다고 생각한적 없다”며 “전쟁이라고 생각했다. 승패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즐긴다는것을 저 스스로 용납을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남들이 `결벽증`이라고 말할 정도로 생활에서 깔끔함을 강조하고, 정리와 정돈을 하는 자신의 습관에 대해 “내가 농구를 잘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무서웠고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나는 늘 이기고 강하고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게 생물학적으로 안되니까 이렇게(정리정돈 하는 것)라도 잘하고 싶었다. 내가늙고 옛날같지 못하다는 것 자체가 용납이 안돼서 불안해서 더 그런 것에 집착한 것같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는 제품의 유통기한이 한눈에 보이도록 깔끔하게 정리한 냉장고, `10년째 각을 잡아놓은` 거실 탁자 위 물건들 등 그의 집안 풍경과 “밖에서 접촉한 모든 더러운 것을 씻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씻는다”며 1시간 넘게 샤워하는 그의 습관 등이 소개됐다.
서장훈은 “내가 져야 남이 행복하다는 생각에 항상 외로웠다. 어떻게 해서든지 압도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경기에서든, 생활에서든 좀 더 (잘하려고) 집착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오정연 아나운서와의 이혼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돌아봤다.
오정연이 그리울 때가 있느냐는 질문에 서장훈은 “그런 생각은 전혀 없다. 이제시간이 꽤 지났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친구간에도 처음에는 너무 좋다가도 성격이 안맞으면 안보는 친구들도 있지 않냐. 하물며 부부라면 얼마나 더하겠냐. 여러가지 많은 일들이 안 맞을텐데 그걸 다 맞추고 인내하고 살아가는 게 결혼인 것 같다”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걸 내가 못했다. 인내를 못했고 잘 맞춰가지 못했고, 한마디로 내가 참 모자란 인간이라는 것을 여러가지로 많이 느꼈다”고 회고했다.
서장훈은 또한 “지금 엄청 행복하냐고 스스로에게 물으면 사실 그렇진 않다. 한국 나이로 마흔두살이고 결혼에도 한번 실패했고, 가정을 제대로 꾸리고 사는 것도 아니고, 혼자 이러고 있는데 예전에 꿈꿨던 지금의 내 모습과 다르다. 어린시절에 치열하게 시합하고 연봉을 더 받기 위해 노력하고 지금 이맘 때 엄청 행복할 줄 알았던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때 생각했던 그림들과 비교하면 전혀 다르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은퇴 후 방송인으로 활동하면서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행복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서장훈은 “내 인생을 걸었던 농구를 할 때는 그렇게 야유를 받고 욕을 먹었는데, 지금 방송을 하면서 사람들이 재미있어 해주고 대중이 좋아해주니까 짠하기도 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의 나는 유명한 사람이었지 대중이 지지한다거나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는데, 지금은 좋아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너무 감사하고 그게 좋아서 내가 방송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