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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탐정`, 도전하기에 가장 적합한 役”

연합뉴스
등록일 2015-09-11 02:01 게재일 2015-09-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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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 배우로서 위기 극복… 헛꿈 꾸는 강대만으로 열연
“지금이 제일 위기예요.”`탐정:더 비기닝` 개봉을 앞두고 10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권상우는 배우로서 현재 자신이 선 위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권상우<사진>는 1976년생이니 우리 나이로는 올해가 마흔 살이다.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부터는 데뷔 15년차다.

스타에게 마흔이라는 나이는 썩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 그러나 연기자로서는 겉멋을 내려놓고 연기의 폭을 넓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나이를 먹는 것이 결국 대중과 멀어지는 과정이잖아요. 다시 대중과 거리를 좁히려면 작품을 많이 하는 수밖에 없고요.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고,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하다 보면 어느 한 쪽의 공백이 길어지게 되거든요. 내년까지도 중국촬영을 계속해야 해요. 그래도 당분간은 영화에 집중하고 싶어요.”`탐정`은 그래서 권상우에게 때맞춰 찾아온 기회였다.

이 영화에서 형사가 되고 싶었으나 신체검사에서 탈락하고, 아내와 자식 둘이 있는 만화방 주인으로 살면서 탐정의 `헛꿈`을 꾸는 강대만을 연기했다.

재활용품 수거일에 종이 박스를 끌어안은 채 “음식물 쓰레기봉투는 여기에 걸어줘”라며 새끼손가락을 내미는 강대만은 최근 권상우가 연기해온 인물들과는 동떨어진 생활밀착형 인물이다.

이 영화는 권상우의 표현대로 “전작들의 흥행 실패로 좋은 작품이 잘 들어오지 않을 때 들어온 좋은 작품”이었고 강대만은 “도전하기에 가장 적합한 역할”이었다.

“망가지는 걸 걱정하지는 않았어요. 늘 작품에는 열린 상태예요. 촬영할 때 몸 관리를 이렇게 안 한 작품은 처음이에요. 체중이 2~3㎏ 늘었으니까요. 어떤 분이 (20대 청춘스타의 모습을 뽐냈던) `동갑내기 과외하기` 때 권상우가 돌아왔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았어요.”`탐정`은 코미디 요소가 강한 범죄 추리극이다. 이는 멋진 모습에 연연하지 않은 채 한 짐 내려놓은 연기를 하기로 마음먹은 권상우에게는 또 다른 매력 포인트였다.

“정해진 스릴러는 어떤 배우가 연기해도 흘러가는 길이 정해진 듯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이 살아가는 대로 희로애락을 표현하면 되겠구나 했죠.”권상우에게 이 영화는 촬영현장에서 스태프, 동료와 함께하는 배우로서의 열정과 기쁨을 일깨웠다는 의미도 있다.

“한창 바빴던 20대에는 영화를 찍으면서 제작사 대표가 누군지도 모를 때가 있었어요.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전혀 없었던 거죠. 이제야 스태프들을 둘러볼 수 있게 됐어요. 특히 `탐정`은 성동일 선배, 김정훈 감독, 제작사 대표, PD와 둘러앉아 매일 술 마시며 영화 얘기를 했기에 현장을 깊게 즐기게 된 건 처음이었어요.” 그중에서도 강대만과 `콤비`를 이루는 베테랑 형사를 맡은 성동일은 권상우에게는 `역할모델` 같은 존재였다.

권상우는 이번 영화 전에는 성동일과 친분이 없었으나 늘 그의 연기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성동일 선배는 제가 가야 하는 지점의 요소를 가진 배우예요. 전 멋진 것만 할수 있는 배우가 아니고 어떤 장르거나 코믹 요소가 있는 캐릭터를 찾게 되거든요.

그걸 가장 잘하는 게 성 선배예요. 저는 선배와 함께 웃으며 연기한 기억밖에 없는데 막상 완성된 영화를 보니 선배의 진지하고 무거운 모습이 다 나타나는 거예요.

그래서 선배가 대단한 배우로구나 했어요.” 그는 `권상우만의 작품`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역할에도 도전하고 싶고, 여전히 `말죽거리 잔혹사`인 액션 대표작도 바꾸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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