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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철로 폐선부지 공원화에 바란다

등록일 2015-08-31 02:01 게재일 2015-08-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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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국<br /><br />포항시의원
▲ 안병국 포항시의원

구 포항역이 2015년 3월 신역사로 이설되면서 현 역사(驛舍)는 사라지게 됐다. 또한 효자역에서 도심 내부로 연결되는 철도부지도 용도 폐지된다. 구 포항역은 한반도에서 드문 간선노선의 종점인 철도 종착역이었다. 부산진역에서 출발한 145km에 달하는 동해남부선 철도는 울산, 경주를 거쳐 구 포항역에 종착했다. 구 포항역은 원래부터 동해남부선 상의 역이 아니라, 일제 때 지어진 경동철도 즉, 현 대구선 상의 철도역으로 1918년 영업을 개시했다. 당시 이 철도는 협궤철도로서 국가가 아닌 경동철도 주식회사에서 관리 및 시공을 맡아 일종의 사설의 성격을 띠고 있는 노선이었다. 1928년 국철로 전환된 뒤 1939년 표준궤로 개량되면서 지금의 동해남부선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이 되었다.

도심 속의 구 포항역과 폐선부지는 아픔과 추억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930년대에는 일제의 수탈로 인해 자유를 빼앗긴 주민들이 만주로 이민가는 교통수단으로 이용되었으며, 1970년대는 민수용 무연탄을 취급하는 역으로 이용되기도 했으며 포항제철소의 통근 열차가 운행되던 시기도 이때였다. 1992년에는 서울~포항 간 새마을호가 운행되었다. 2013년도는 포항~동대구 간의 경북순환테마열차 운행이 개시되기도 했다. 폐선부지는 도심 속의 역사부지가 도시의 외연 확장으로 교외로 이전되는 경우와 구불구불하던 기존선 대신 직선으로 펴진 신규 노선이 생겨나면서 기존선 구간이 폐선부지로 남게 된다. 전국적으로 이런 사례로는 광주 도심 경전선 구간, 목포 도심 호남선 구간, 아산시 장항선 구간 등이 있다. 앞으로 진행될 서울의 경춘선 성북에서 갈매 구간, 부산 동해남부선 해운대 구간, 경춘선 강촌역 주변 구간 등이 폐선 부지로 바뀔 예정으로 있다.

포항시에서는 구 포항역(안포건널목)에서 효자역(지곡건널목)구간의 폐선부지에 공원화사업을 착수하여 공모절차를 통해`환원`이라는 작품을 선정했다. 주민과 시민에게 공간을 돌려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선정된 공모 작품은 선로구간에 접면한 각 동네에 주민설명회와 시민전체 설명회도 거쳤다. 새로 생겨나는 4.4km의 폐선부지는 좌우측 주거지역과 구 역사 주변으로 일부 상업지역이 분포하고 있다. 폭원이 넓은 곳은 65m로 40m 이하가 전체 구간의 57%로 가늘고 긴 형태를 취한다. 6개의 건널목이 6개의 마디로 공간 구조를 분철시키고 철로에 의해 단절된 교통망은 4개의 입체도로를 형성하고 있다.

이 선형화된 도시공원 조성사업에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아온 주민들에게 편리함과 쾌적함을 다시 돌려주는 것이다. 선정된 사업계획에 너무 많은 종류의 주제를 보여주려 하다보면 오히려 이용하는 사람들이 볼 때 난잡한 공원형태로 전락할 수 있다. 또한 지나온 역사를 강조하여 무리한 스토리텔링과 포항의 정체성을 무리하게 보여주려 하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동안 주민공동체가 철길에 의해 공간이 단절되어 있었던 것을 주민들이 진출입부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검토도 세밀해야 한다. 건널목에 의해 보행자도로와 자전거도로가 진행 연속성을 방해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완만하게 넘을 수 있는 보행육교 형태의 구조물이 필요하다. 고가교차로 하부에 노출된 콘크리트 구조물의 색채변화를 통한 시각적 배려도 빠져서는 안 될 부분이다. 이용의 편리성을 부여해 활성화를 시켜야 한다는 개념을 먼저 세워야 한다.

뉴욕의 하이라인 공원은 시민들의 이용 활성화로 공간자체가 랜드마크가 될 수 있었으며 랜드마크화를 위한 무리한 계획이 없었다는 사실을 염두하고 사업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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