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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꼬리표 떼기 도전할 만했다”

연합뉴스
등록일 2015-08-20 02:01 게재일 2015-08-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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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성웅 신선한 연기변신<Br>영화 `오피스`서 선한 형사역<Br>“코미디 영화도 도전하고파”

내달 3일 개봉하는 영화 `오피스`에서 배우 박성웅(42·사진)은 형사를 연기했다.

경찰 조직의 일원으로서 딴생각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부패와 비리로 점철된 형사는 아니다. 오히려 `선한` 형사에 가깝다.

최종훈 형사는 김병국 과장의 일가족 살해 사건을 담당하기는 했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쪽이라기보다는 사건에 끌려 다니는 쪽이다. 자연스럽게 “왜 박성웅이?”라는 의문이 생긴다. 아직 많은 관객에게 박성웅은 누아르 영화 `신세계`(2013)에서 “딱 죽기 좋은 날씨네”라고 읊조리는 위압적인 `형님` 이중구이기 때문이다.

18일 오후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성웅은 “왜 나를 악역 전문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 수식어가 마뜩찮은지 묻자 “그 얘기만 3년째 듣다 보니”라고 했다.

실제로 `신세계` 이후 그가 시도한 역할은 이중구와 일란성 쌍둥이는 아니었다.

`역린`에서는 정조의 금위대장 홍국영이었고 `무뢰한`에서는 여자를 위해 살인하고 여자를 위해 도망 다니는 남자였다. `황제를 위하여`의 사채업자도 역시 건달이었지만, 사투리 연기에 도전했다는 점에 그는 의의를 둔다.

정글보다 살벌한 회사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심리전을 그린 스릴러 `오피스`에서 외부인인 최 형사는 일종의 관찰자로서 기능을 한다. 터뜨리는 연기보다 어려운 게 절제하는 연기라지만 일견 답답할 수도 있는 역할이다.

박성웅은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라 도전할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잘하고 싶었어요. 의성이 형(부장 역을 맡은 배우 김의성)이 `네가 무표정으로 이걸 하면 형사로서 무게중심도 잡을 수 있을 거 같고 좋겠다`고 권해서 더 긍정적으로 보게 됐고요. 배우들이 다 좋았어요. 고아성(인턴 미례 역) 씨와도 호흡 맞춰보고 싶었고….”

촬영 중에는 연기에 새로운 덧칠을 하기보다 시나리오 그대로 해석하려고 했다고 한다. “`뭘 더 하려고 하지 않고, 뭘 더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죠. 다른 배우들이 판에서 놀고 있을 때 저는 관망하지만, 관객은 나를 통해서 볼 수 있는 거잖아요.”

`태왕사신기`에서 박성웅은 동료 배우 신은정(41)을 아내로 얻었다.

집에서 서로 작품을 고를 때 도움을 주거나 연기 관련해 조언을 하는지 묻자 “전혀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번 했다가 대판 싸운 적 있어요.(웃음) 부부간에도 자존심이 부딪힐 때가 있잖아요. 하물며 배우들은 자존심이 더욱 강하고요. 저는 남편으로서 칭찬받고 싶어서 `어땠어?` 물었는데 아내는 동료로서 `음…` 하고 대답하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서로 작품에 대해서는 전혀 말 안 해요.”

둘 사이에는 아들이 하나 있다. 아버지가 된 이후 연기에 영향이 있는지 묻자 그는 작품을 고를 때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점점 든다고 했다.

“그동안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별로 없었잖아요. 그러다가 드라마 `신분을 숨겨라`에서 드디어 정의로운 형사 역할을 맡아서 `아들, 아빠야!` 하고 첫회를 보여줬어요. 그런데 내가 상대를 너무 때리더라고. `음, 아들 안 되겠다` 했어요.(웃음) 아들을 생각하면 확실히 책임감이 생기다 보니 더 열심히 하려는 생각이 들어요. 부성애를 다루는 따뜻한 영화도, 코미디 영화도 해보고 싶고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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