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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섦과 설렘이 공존하는 영화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5-08-11 02:01 게재일 2015-08-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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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효주 `뷰티 인사이드`서 매일 얼굴이 바뀌는 남자와 로맨스 연기
매일 자고 일어나면 겉모습이 바뀌는 결정적인 단점 탓에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온 남자 우진은 우연히 만난 여자 이수를 보고 첫눈에 반해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이수가 그런 치명적인 결점을 고백할 만큼 놓칠 수 없는 여자인가”라는 의문은 적어도 그 역을 맡은 여배우의 얼굴이 스크린을 꽉 채우고 있을 때만큼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 정도로 배우 한효주(28)는 영화 `뷰티 인사이드`(백감독)에서 화사한 미모를 한점 흐트러짐 없이 펼쳐놓는다.

개봉을 앞둔 10일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효주는 이에 대한 질문에 “비결은 조명”이라며 웃었다.

“(광고 감독 출신인) 감독님이 시각적으로 예민하다 보니 여배우가 안 예쁘게 나오는 걸 못 보시는 것 같아요. 촬영을 종일 하더라도 새벽 1, 2시가 넘어가면 바스트숏과 클로즈업은 못 찍는다는 식이었어요. 감독님한테 누가 되면 안 되겠다 싶어 저도 피부관리 진짜 열심히 다녔어요. 이렇게 얼굴에 신경 쓰면서 찍기는 처음이에요.” 외모 관리 외에도 한효주는 이 영화에 “제작자의 마음으로 임했다”고 할 정도로특별한 애정을 쏟으며 현장을 챙겼다.

그 마음이 쉽게 이해될 만큼 이 작품은 `한효주의 영화`다.

이야기의 단초는 매일 얼굴이 바뀌는 우진이 제공하지만, 그런 설정 때문에 우진 역은 고정된 배우가 아니라 수십 명 배우가 돌아가며 맡았다. 따라서 극을 이끌어가는 것은 우진과 사랑에 빠지면서 혼란을 겪는 이수 역의 한효주다.

한효주는 배우로서 자신도 “신비로운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낯섦과 설렘이 공존하는 현장이었어요. 두 번 다시 이런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저에게도 처음이라 특별했죠.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이야기가 판타지여서 연기가 필요할 걸로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연기 같지 않더라고요. 이수의 마음이 잘 느껴지는 거예요.”

우진 역은 이범수, 박서준, 이진욱, 김주혁, 김상호, 유연석 등 남자 배우들뿐 아니라 박신혜, 천우희, 우에노 주리, 고아성 등 여자 배우들도 번갈아 맡았다.

한효주에게는 여배우들과 연인 호흡을 맞추는 것 역시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저도 찍기 전에는 감정이입이 쉽게 될까 싶었어요. 그런데 되긴 되더라고요. 워낙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배우들이어서 현장에 오니 그냥 우진이더라고요. `사람이란 성별을 떠나서 사람으로 보일 수 있구나` 깨닫게 됐어요. 남자 배우들과 연기할 때보다 여배우와 연기한 다음에 확신이 더 섰어요. 어떤 배우가 나와도 우진처럼 나올 수 있겠구나 하고요.”

독특한 설정 덕에 우진과 이수가 만들어내는 흥미로운 장면이 많지만, 무엇보다체코 프라하를 배경으로 이수가 여러 모습의 우진과 만들어내는 키스신은 이 영화의명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한국에서 블루스크린을 배경으로 하루에 찍은 장면이에요. 저는 그 자리에 계속 있고 우진 역의 배우들이 왔다갔다하면서 찍었어요. 좋기도 하면서 이상하기도 하면서, 이런 건 두 번 다시는 없겠다 했죠. 저에게도 일생일대의 키스신이었어요.”

한효주는 이런 특이한 환경에 놓인 이수라는 인물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는이수를 `그릇이 큰 여자`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우진을 그렇게 품고 사랑할 수 있다는 건 마음의 크기가 대단하기 때문이라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혼란과 갈등에 아프기도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보이잖아요. 그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저도 많이 배웠어요.”

한 번쯤은 이수처럼 사랑해 보고 싶다는 그에게 실제로 이성과 만날 때는 `주는쪽`인지 `받는 쪽`인지 물었다.

“워낙 일에서 여유가 없다 보니 주로 받는 쪽이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워커홀릭`처럼 일했거든요. 기회가 있다면 헌신하고 희생하고 나를 몰아넣는 사랑을 해보고 싶은 욕심은 있어요. (`그런 사랑은 힘들 텐데`라고 지적하자 웃으며) 딱 한 번만요!”

올해 2월 `쎄시봉`, 이번 `뷰티 인사이드` 개봉에 이어 한효주는 쉬지 않고 차기작인 `해어화`를 찍고 있다.

그는 하면 할수록 “겁이 날 정도로” 연기라는 일이 좋아진다고 했다.

“너무 욕심부리면 나중에 저만 다칠까 봐 내려놓으려고 노력하기도 해요. 그냥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으로 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전보다 (마음가짐이)좀 더 `심플`해진 것 같기도 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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