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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머릿속 생각 그대로 담은 앨범이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5-07-16 02:01 게재일 2015-07-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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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던록의 대부` 이승열 2년만에 앨범 `SYX`로 돌아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이승열만큼 뚝심 있고, 지적이고, 여유 자적하는 뮤지션을 찾을 수 있을까.

`모던록의 대부`, `한국의 보노`로 불리는 싱어송라이터 이승열이 지난 9일 새 앨범 `에스와이엑스`(SYX)를 내놨다. 앨범 `브이`(V) 이후 2년 만이다.

이승열은 앨범 발매에 앞서 동명의 타이틀로 장기공연을 열고 있다. 한 팬은 그의 콘서트를 다녀온 뒤 `공연의 감흥에서 허우적대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음악에도 딱 걸맞은 표현이다.

이승열은 최근 연합뉴스와 만나 “현재 시기가 참 어둡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외로움은 제 정서다. 이런 원초적인 외로움이 앨범에 반영된다”고 밝혔다.

`에스와이엑스`는 전 앨범 `브이`와 여러 면에서 차별화한다. `브이`가 공연장의 공간감을 구현하느라 `울림`에 집중했다면 이번 앨범은 집에서 모든 악기를 연주하는 홈레코딩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승열은 “머릿속에 들어 있는 생각을 전달할 때 의도대로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럴 때 음악적으로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 앨범이 현장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연주를 포착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제 머릿속 생각을 손실 없이 담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덧붙였다.

화가가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소설가가 골방에서 글을 써내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것이 그의 부연설명이다.

이번 앨범은 러닝타임이 36분에 지나지 않는다. 앨범에 수록된 9곡 모두 5분을 넘지 않는 짧은 곡이다.

이승열은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며 “곡들을 수 백번 들으며 짧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적당한 길이였다”고 했다. 그런데도 노래가 잘 나와 신기했다는 개인적인 평도 덧붙여졌다.

이승열을 이야기할 때 시적인 가사를 빼놓을 수 없다.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미생`에 삽입된 `날아`가 그랬다. 이번 앨범에서는 `어 레터 프롬`(A Letter From)과 `노래1`의 가사가 인상깊다.

“일상을 노래하는 가사를 보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해요. 저는 절대 그런 가사는 못 쓰거든요. 처음 데뷔했을 때는 부끄러움을 느낄 정도로 가사 쓰는 실력이 형편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아진 거 같아요.”이전 앨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과격한 표현도 눈에 띈다.

이승열은 “노래에서 욕을 가사로 표현한 적은 (이번 말고) 한 번도 없었다”며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저의 코멘터리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1994년 기타 듀오 유앤미블루로 데뷔한 이래 그가 지금까지 낸 앨범은 단 7장에불과하다. 2003년에 `이날, 이때, 이즈음에`로 솔로로 나선 이후에는 앨범을 달랑 다섯 장 냈다.

이승열은 “앨범을 빨리 내면 왠지 팬들에게 미안하다”며 “40대가 됐으니 예전보다는 빨리 낼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제가 팬인 다른 뮤지션을 보면 잊을만하면 앨범을 냈다. 그때 기쁨이 컸다”고 덧붙였다.

엠넷 `슈퍼스타 K6`의 준우승자 김필은 자신의 앨범 쇼케이스에서 “이승열을 잇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최근 후배 가수들이 닮고 싶은 선배로 `이승열`이라는 이름을 자주 거론한다.

그는 “좋은 음악을 하는 후배들이 저를 언급해주는 건 감사한 일이다”라면서 `모던록의 대부`나 `한국의 보노`라고 불리는 건 부담스러워했다.

“유앤미블루 때의 음악스타일이나 저의 목소리를 보고 유투(U2)의 보노와 비슷하다고 보실 수는 있어요. 그런데 저는 게릴라 성격의 가수인데다 공연도 소규모로 하잖아요. 모던록의 대(大)부라기보다 소(小)부가 아닐까요.(웃음)”

이승열은 앨범보다는 공연 횟수가 많은 대표적 가수다. 공연이 앨범에 우선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곡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을 때 곡을 실험해 볼 수 있는 데가 바로 공연”이라며 “반복이 많이 요구되는 앨범 작업은 공연과 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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