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신진호·심동운 릴레이골` 원정경기서 3대1 승리… 리그 3위로 껑충
포항은 지난해 서울전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뻘떡 일어날 정도로 충격이 컸다. 포항은 지난해 FA컵 16강전,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 2차전에서 모두 서울을 만났고 3경기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결과는 모두 승부차기 패배였다. 국가대표급의 우수한 스쿼드를 갖추고도 수비전형의 스리백 전술로 승부차기를 몰고간 서울이 그저 얄미울 뿐이였다. 더욱이 포항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2015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마저 서울에 빼앗기면서 포항팬들의 상심은 더욱 컸다.
포항은 올 시즌 서울을 상대로 복수혈전을 별렀고 홈, 원정 두차례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가슴 깊숙이 쌓여있는 응어리를 시원하게 풀었다.
포항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2라운드에서 서울을 3-1로 무너뜨렸다.
오랜만에 선발 출격한 고공폭격기 박성호와 돌아온 게임메이커 신진호, 심동운의 연속골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은 시즌 성적 9승6무7패(승점33)를 기록하며 서울(승점32)을 끌어내리고 3위로 다시 도약했다. 특히 포항은 이날 승리로 지난 제주전에서 당했던 충격적인 패배의 상처를 말끔하게 씻고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제주와 서울전 두 경기 연속 3골을 넣는 화끈한 공격력의 팀 컬러가 되살아나며 앞으로 선두 경쟁의 전망을 밝게 했다.
포항은 이날 서울전 필승 카드는 박성호와 신진호였다. 그동안 교체멤버로 출전했던 박성호를 원톱공격수로 출격시켰고 신진호에게 공격형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드 임무를 부여한 것.
황선홍 감독의 용병술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포항의 제로톱 전술에 익숙해 있던 서울의 수비진은 변화된 포항의 변화된 전술에 당황했고 전반 21분 박성호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포항 진영 왼쪽에서 공을 잡은 심동운이 빠르게 서울 골문 왼쪽으로 침투하는 김승대에게 긴 패스를 넘겼다. 김승대는 드리볼로 서울 골문 왼쪽으로 접근한 뒤 골문 가운데 쪽으로 뛰어들던 박성호를 보고 땅볼 패스를 찔렀고 박성호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골을 만들었다.
포항은 전반 종료직전 서울 차두리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전 전열을 가다듬은 뒤 다시 골 사냥에 나섰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또 한번 기막힌 용병술을 선보였다. 이광혁 대신 고무열, 박성호 대신 황지수를 교체 투입하며 게임메이커 신진호를 공격형 미드필드로 끌어올렸다.
이 전술은 후반 19분 신진호가 골을 성공시키며 신의 한수가 됐다. 서울 진영 왼쪽 측면에서 적극적인 압박으로 서울의 패스를 끊었다. 이어 고무열과 김승대, 신진호로 연결되는 절묘한 원터치 패스가 이뤄졌고 서울의 수비라인이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신진호는 공간이 열리자 페널티 박스 정면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서울 골문 오른쪽 구석 골망을 갈랐다. 신진호는 포항 복귀 3경기만에 첫 골을 신고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포항은 신진호의 추가골로 다시 리드를 잡았고 후반 36분 심동운의 쐐기골로 서울을 완전히 침몰시켰다. 심동운은 서울 골문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개인기로 제친 뒤 골키퍼 쪽으로 강한 오른발 슛을 날렸다. 발등에 정확하게 얹힌 공은 강하게 골문쪽으로 날아들었다. 정성용 골키퍼가 엉겁결에 펀칭을 했지만 공은 오히려 골문 안쪽으로 빨려들어갔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