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준 MBC `화정`서 정명공주의 남자 홍주원역 열연
서강준(22)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배우가 먼저 솔직하게 치고 나오니 대화가 술술 풀렸다.
MBC TV 월화 사극 `화정`에서 홍주원을 연기하는 그를 최근 전화로 만났다.
선조의 부마이자, 정명공주의 남편이 되는 홍주원(1606~1672)은 극에서 우국충정으로 무장한 고뇌하는 관리로 그려진다. 의를 저버린 광해를 임금으로 모시는 것은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일이나, 조선의 미래를 위해서 광해와 손잡는 화기도감의 책임자 홍교리가 그다.
`화정`은 곧 광해가 인조반정으로 퇴장하면서 후반부에 접어든다. 후반부에서는 애초부터 드라마가 주인공으로 내세운 정명공주(이연희 분)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에 무게가 실린다. 자연히 정명공주의 남자 홍주원의 비중도 더 커지게 된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아요. 이제 비중이 더 커질 텐데 그만큼 책임도 커지죠. 연기 경력이 짧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고민을 하면서 연기하는 작품입니다. 대사 한마디, 호흡 하나를 고민하면서 하는데 더 부담이 커졌습니다.”
2013년 데뷔해 그룹 서프라이즈와 연기를 병행하는 서강준에게 연기적으로 많은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가 준수한 외모, 신인에게서 풍겨나오는 풋풋함을 한껏 활용하며 시청자의 시선을 붙드는 것은 분명하다. 앞서 `앙큼한 돌싱녀`와 `가족끼리 왜이래`에서도 그랬듯, 이번 `화정`에서도 홍주원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화면이 환해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서구적인 외모의 그가 갓, 도포 차림을 잘 소화하고 있는 것도 볼거리다.
그는 “어렵다”는 말을 반복했다.
“현대극은 대사처리나 행동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사극은 표현의 한계가 있더라. 호흡, 대사, 표정만으로 표현 해야 하는데 연기 경력이 없는 내가 하기엔 너무 어렵다”는 그는 “촬영장에서 선배님들이 연기하시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배우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팩션 사극인 `화정`은 홍주원에게도 허구를 입혔다. 그가 일본에 통신사로 다녀왔고, 화기도감의 책임자를 맡은 부분 등이다. 또 죽마고우인 강인우(한주완)와 정명공주를 놓고 삼각관계가 되는 설정도 그렇다.
“홍주원이 정명공주의 남편이었고 똑똑한 사람이었다는 것 외에는 별로 기록에 남아있지 않아요. 촬영을 앞두고 선조-광해-인조 시대를 공부했고,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홍주원에 대해 얻을 정보는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대본에 충실하고 있는데, 제가 생각하는 홍주원은 광해의 오른팔이고 나라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인물입니다. 또 무엇보다 우직함으로 대표되는 인물 같아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순수하고 마음도 여리고요.”
`화정`의 시놉시스에는 홍주원이 “일면 오만해 보이지만 그 오만함마저 설득되는 천재성을 지닌 인물로 궐 안 궁녀며 다모들 사이에선 냉미남(美男)이라 불린다”고 설명돼 있다.
서강준은 “지금 극에서 그려지는 홍주원의 모습은 냉미남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그보다는 부드럽고 순수한 면을 강조해서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결론은 홍주원과 정명공주가 결혼하는 것이지만, 극중에서는 홍주원과 강인우가 연적이다.
“아직 삼각관계가 본격적으로 그려지진 않아서 앞으로 어찌 될지 저도 궁금해요. 그런데 우직한 홍주원에게는 연적과의 갈등 보다는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고 공주를 지키는 게 가장 큰 일이라 강인우의 배신이 그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는 모르겠어요. 홍주원은 그냥 강인우를 보면 `짠`한 감정을 느낄 것 같아요. 강인우가 `왜 (공주의 선택은) 항상 너인거냐?`는 말을 하면서 둘 사이가 틀어지게 되는데 그냥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홍주원은 강인우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배우인 동시에 가수인 그는 그룹 서프라이즈 동료들과 숙소 생활을 함께하고 있다.
“연기는 혼자 하는 거지만 서프라이즈로 활동할 때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멤버들이 서로서로 의지도 많이 하고 뭔가를 함께 한다는 점이 좋아요. 아직은 서프라이즈가 많은 것을 못 보여 드렸지만 하반기 앨범을 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연기와 노래는 제게 같은 의미예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