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권 뮤지컬 `체스`서 사랑과 조국 사이 갈등하는 인물 연기
남성그룹 2AM의 조권은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체스`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평소 이미지와 사뭇 다른 `아나톨리` 역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한 이 작품은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체스 챔피언이 세계대회에서 만나 우승과 사랑을 놓고 경합을 벌이는 내용이다.
조권은 이 작품에서 러시아 선수 `아나톨리`를 맡아 미국 선수 `프레디`의 옛 연인이자 조수인 `플로렌스`와 사랑에 빠져 고민하다 결국은 사랑과 자유를 위해 조국을 버리는 역할을 연기한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장난기 넘치는 행동으로 세트장 분위기를 고조시켜 `깝권`이라는 별명이 붙은 그의 모습과는 정반대되는 캐릭터다.
조권도 이런 대중의 인식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캐릭터 자체가 나와 맞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그럼에도 대중이 보는 것과 다른 이미지를 보여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지 변신을 위해 연습에 들어가기 전 기존 작품을 찾아보며 연구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아나톨리의 감성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나톨리도 태생부터 우울한 사람이 아닐지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아나톨리도 어릴 때는 밝은 친구였을 텐데 여러 일을 겪으면서 지금의 성격으로 바뀌지 않았나 싶습니다.”
조권은 이런 `아나톨리`의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대사나 노래할 때 평소보다 목소리를 중저음으로 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 자신으로선 굉장한 도전이었다. 틀에 갇혀 있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다. 전작 두 편은 대중이 생각하는 조권과 맞는 역할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 진지하게 도전했다”고 재차 말했다.
이 작품에는 조권 외에도 샤이니의 키(Key), 비원에이포(B1A4)의 신우, 빅스의 켄 등 후배 가수들이 `아나톨리`역에 함께 캐스팅됐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선보인 1막 시연에선 4명이 바통 터치하듯 번갈아 등장해 아나톨리를 연기했다.
조권은 1막 중 제일 마지막 부분에 등장해 `체스`의 대표곡인 `앤섬`(Anthem)을 부르며 `맏형`에 걸맞은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냈다.
최근 가요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후배 가수들과의 동반 출연이 의식될 법도 하지만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조권은 “처음 연습실에서 만났을 때부터 단합이 잘 됐다. 나이가 비슷해 친구처럼 잘 지낸다”면서 “서로 장점은 칭찬하고 단점은 얘기해주면서 힘을 합쳐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4명이 캐스팅된 단점이라면 무대에 설 횟수가 적다는 것뿐”이라며 “이렇게 좋은 공연을 많이 못 해 아쉽다. 더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