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16R 0대2 완패
포항은 17일 오후 7시 30분 스틸야드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 2015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홈경기에서 0-2로 완패했다.
포항은 시즌 성적 6승5무5패(승점23)을 기록하며 선두권 도약에 먹구름이 끼였다.
포항은 인천만 만나면 이상하리만치 경기가 풀리지 않는 묘한 징크스에 시달렸고 이날 경기에서도 끝내 징크스를 떨치지 못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 전술에 녹아들고 있는 용병 모리츠와 김승대를 중심으로 고무열과 조찬호가 양측면 공격수로 나란히 섰다. 부상 공백으로 몸이 완전하지 않았던 화려한 개인기의 조찬호가 오랜만에 선발로 나섰다. 캠틴 황지수와 손준호가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부상에서 회복해 경기감각을 완전히 되찾은 김광석이 김원일과 중앙수비수로 호흡을 맞췄다. 양쪽 측면수비는 박선용, 박선주 형제가 나란히 출전했고 골문은 철벽수문장 신화용이 지켰다.
포항은 A매치 휴식기간을 거치며 한결 몸이 가벼워 보였다. 특유의 짧고 빠른 패스로 공격의 실마리를 찾아갔다. 하지만 전반 5분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포항의 오른쪽 측면 수비가 뚫리고 말았다. 포항의 수비수 2명이 서로 겹치며 공이 인천 공격수에게 흘러갔고 공을 잡은 인천 윤성호는 골문 가운데쪽으로 땅볼 패스를 넘겼다. 인천 김동석이 오른발로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경기시작부터 인천 징크스의 조짐이 나타났다.
포항은 역습을 한방에 선제골을 내주고 주춤했지만 곧바로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에 나섰다. 짧은 패스와 긴 패스를 적적하게 이용하며 인천 진영을 압박해 들어갔다. 포항은 미드필드를 완전히 장악, 볼 점유율을 높이며 활발한 공격을 계속했지만 선제골에 대한 부담감으로 마무리가 조급했다. 골문까지 공격전개는 순조로웠지만 매번 마지막 패스가 부정확해 결정타로 연결되지 못했다. 포항은 전반 40분 동점골을 넣을 수 있는 결정적 기회가 왔다. 김원일의 긴패스를 받은 고무열이 인천 진영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골문 쪽으로 센터링을 올렸다. 골문 바로 앞쪽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김승대가 높이 솟구치며 헤딩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살짝 넘어갔다. 전반전 포항이 얻은 가장 결정적인 찬스였지만 끝내 골과 인연은 없었다.
포항은 후반전 들어 총공세로 나섰다. 인천을 거칠게 몰아붙였고 후반 15분 문전 혼전중에 흘러나온 볼을 모리츠가 강력한 왼발슛이 골망에 강하게 꽂혔다. 하지만 앞선 상황에서 공격자 파올이 선언되면서 노골이 됐다.
황선홍 감독은 선수 교체카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17분 조찬호를 빼고 마법의 왼발킥을 가진 티아고를 교체출전시켰다.
반격의 고삐를 다잡던 포항은 또 한번 반격을 허용했다. 후반 22분 인천의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인천의 케빈에게 헤딩골을 내주며 오히려 더욱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포항은 추가골을 내준 뒤 곧바로 모리츠 대신 박성호를 투입, 반전을 노렸다. 포항은 이후에도 공격이 원활하게 풀리지 않자 후반 34분 다시 선수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번에는 수비수 박선주를 빼고 공격수 심동운을 내보냈다. 공격수를 늘려 어떻게든 만회골을 만들어 내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였다.
하지만 포항의 공격은 오히려 더욱 꼬여갔다. 골에 대한 조급증 때문에 성급한 플레이가 이어지며 실수만 연발됐다. 포항은 결국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지난 11라운드 이후 5경기 동안 승리를 하지 못하며 `무승의 늪`에 빠져 있던 리그 10위 인천에게 무릎을 꿇었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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