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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서의 3년, 조용한 제 삶 살고 싶었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5-06-16 02:01 게재일 2015-06-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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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승범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로 2년만에 스크린 복귀
“프랑스 파리에 살면서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요. 제가 살아온 인생만큼 지난 3년이 길었습니다. 생각하는 것도, 식습관에도 많은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더욱 진지하게 세상을 바라보게 됐다고나 할까요.”

배우 류승범(35)이 영화 `베를린` 이후 2년 만에 `나의 절친 악당들`로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1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락없는 보헤미안(속세의 관습을 무시하고 방랑하면서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예술가)의 모습이었다.

3년 전 어느 날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팔거나 버리고 트렁크 가방 두 개만 꾸려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류승범은 “빛나는 유명 인사의 삶보다는 조용한 제 삶을 살아보고 싶었어요. 유명하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에요.”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공항만 도착하면 사람들이 저를 쳐다봐요. 얼마나 불편해요. 프랑스에서는 공항에 내리면 자유롭죠. 자유로운 상태에서 생각이나 행동도 바뀌고요.”

“2년 동안 채식을 해서 기름기가 많이 빠졌어요. 새로운 생활 속에서 거품이 빠진 것 같아요. 이렇게 변해가는 모습이 제 본연의 모습으로 가는 것으로 생각해요. 타인의 시선과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모습이요. 저는 항상 노 메이크업이에요. 메이크업을 할 이유도 없어요.”

그는 자신의 현재 삶이 계획적이거나 고상함과는 거리가 멀고, 치기 어린 장난은 더더욱 아니라고 강조했다. 차라리 하루하루가 `생존`과 `도를 닦는 것`에 가깝다고 했다.

“영어를 3년간 공부했어요. 전 세계 공용어인 영어는 평생 해야죠. 생활은 완전서바이벌(생존)이에요. 집도 없는 신세지만, 돈 걱정은 잘 안 해요. 일단 안 쓰고요.(웃음) 지금부터는 정말 안 써야 해요. 돈을 벌 생각은 별로 없어요. 저는 현재 가진 돈을 써야 하는 사람인 거에요. 그래도 저는 돈이 없는 사람이 아녜요. 아직 저 하나 지키기에는 괜찮아요.”

“해외에 살면서 한국에 대한 소식은 완벽하게 접었어요. 여기 한발 담그고 저기를 들여다보면 너무 고독하기 때문이죠. 영화도 한국영화는 안 봐요. 현지 유럽영화는 굉장히 많이 보는 편이고요. 하루하루를 장난치지 않고 심각하게 살고 있어요. 한국식 표현으로 도를 닦는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류승범은 이번 영화에서 낡고 초라한 현실 속에서도 언제나 긍정적인 사고와 유쾌함을 잃지 않는 사랑스러운 괴짜 `지누`역을 연기했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기분이 좋았어요. 영화가 현실과 허구를 잘 버무린 거 같아요. 굉장히 재밌고 독특하면서 오랜만에 좋은 에너지가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들이 다양해지는 것 같지만, 다양하지 않은 면도 있거든요. 이런 현실에 필요한 영화이기도 하고요.”

그는 또 이번 영화가 거침없고 시원한 블랙코미디 적인 영화라며, 관객들이 `쿨` 하게 보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영화는 `쿨` 하다는 정서로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 낯설죠. 판단하면 벌써 이성에 가까워지면서 `쿨함`에서 멀어진 거죠. 이번 영화는 그냥 생각이나 판단 없이 봐줬으면 좋겠어요.”

그간 연기관과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은퇴는 제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대중들이 시키는 거죠. 앞으로는 제게 부끄럽지 않은 영화를 하려고요. 영화라는 게 기록이 남는 거잖아요. 제가 죽어도 누군가 보겠죠. 이걸 깨닫게 되니 책임감이 생기고 진지해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류승범이 인터뷰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한 것은 `자유`와 `다양함`이었다.

“지금 삶이 평안하고 많이 행복해요. 그전에 저는 복잡한 사람이었던 거 같아요. 자유로운 제 실체처럼 살아도 괜찮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영화계든우리 사회든 좀 더 다양해져서 숨 쉬고 살아있는 느낌이 들면 좋겠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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