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경찰청 사람들 2015` MC로 7년만에 MBC 복귀
맏형으로 동생들을 이끌고(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어린이들의 구박을 받고(SBS TV `붕어빵`), 다른 사람의 사연을 들어주다가 티격태격하기도 하는(SBS TV `힐링캠프`) 그는 어떤 그림에도 어울린다.
연령과 장르, 주제를 막론하고 노련하게 자기 것으로 요리해 온 이경규가 이번에는 작은 모험을 시도했다.
16년 만에 되살아난 MBC TV `경찰청 사람들 2015`의 단독 진행을 맡아 `범죄와의 전쟁`에 나서기 때문이다.
예능국에서 제작하는 `경찰청 사람들 2015`는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범죄 사건 재연 프로그램에 예능적인 요소를 더했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이경규는 “제가 맡았던 프로그램 중 제일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쉽게 생각하고 뛰어들었는데 첫 녹화부터 어렵더라고요. 진지하게 진행하다가 중간에 웃겨야 하기도 하고, 또 분위기를 풀어주기도 해야 해요. 다른 사람의 불행한 사건을 다루는데 웃을 수도 없고, 또 그렇다고 웃음이 없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 수위 조절이 정말 어려운 프로그램입니다.”
이경규는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재연 드라마를 본 후 현직 경찰들로 구성된 `특별수사본부`와 함께 사건을 추리할 예정이다.
그는 만만치 않은 프로그램이라고 계속 하소연하다가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첫 소감을 묻는 말에는 “오래 방송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답하는가 하면 “제작진이 MC를 교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제작진이) 절 뺄 수 없도록 이미 만들어 놓았어요. 형사들과 이미 깊은 대화를 많이 나누어서 절 못 빼내도록 말이죠. 하하하.”
이번 프로그램은 이경규가 7년만에 MBC TV의 정규 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그는 지난 2008년 20여 년간 몸담았던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만뒀고 그와 동시에 한동안 `이경규 위기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MBC에 돌아오려고 몇 차례 시도했는데 타이밍이 좋지 않아 실패했어요. 사실 새 프로그램을 한다는 기분보다는 저의 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경규는 “그동안 MBC가 야속하게 느껴지지 않았느냐”는 이어진 물음에는 “그런걸 티 내면 (MBC에) 돌아올 수 없다”는 농담으로 받아쳤다.
이경규는 다시 하고픈 프로그램으로 텐트에서 잠을 청하면서까지 양재천 너구리를 찾아 헤맸던 `이경규의 다큐멘터리 보고서`를 꼽았다.
이경규는 요즘 딸과 함께 출연하는 SBS TV 관찰 예능 `아빠를 부탁해`로 화제를모으고 있다.
그는 `경찰청 사람들` 출연에 대해 딸과 이야기를 나눴냐는 물음에 “딸이랑 이야기 잘 안 해요”라면서 찬물 한 잔을 마시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바둑을 한 수 잘못 두면 그냥 떠내려가 버리잖아요. 제가 나이도 위태위태한 때에요. 오락 프로그램은 하면 할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져서 출연하는 사람이 힘이 드네요. 하하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