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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남진-나훈아, 영화로 만들고파”

연합뉴스
등록일 2015-02-09 02:01 게재일 2015-02-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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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국제시장`으로 이어진 인연… 윤제균 감독, 남진과 만나
▲ 1960~70년대 전설의 가수 남진과 영화 `국제시장`으로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윤제균 감독이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의 만남은 남진이 자신을 `의미있는 캐릭터`로 스크린에 옮겨준 윤 감독에게 `식사 한번 하자`고 제안해 이뤄졌다./연합뉴스
“언젠가 남진-나훈아 선생님의 라이벌 시대를 영화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영화 `국제시장`으로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윤제균(46) 감독이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남진(70)과 만나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윤 감독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가수분들 중에서 영화로 만들었을 때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분이 어느 세대일까 생각했는데 진정한 라이벌이었던 남진과 나훈아 선생님”이라며 “힘들고 어렵던 시절 우리에게 위로가 돼준 두 분의 이야기와 시대를 담는다면 1천만 관객 영화가 되지 않을 까란 생각을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말에 흐뭇한 미소를 지은 남진은 “정말 우린 얘깃거리가 많아 영화로 만들면재미있을 것 같다”며 “만약 영화를 찍는다면 내가 아는 진실을 얘기해주겠다. 100% 협조해주겠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남진이 `국제시장`에 자신을 의미 있는 시대적 인물로 그려준 윤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자리였다.

두 사람 모두 달변인 터라 편히 대화를 이어가던 중 남진이 해방 이후 남인수, 현인, 배호, 남일해 등 시대에 방점을 찍은 가수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가요사를 훑자 ”가요에 관심이 많다“는 윤 감독이 아이디어를 냈다.

윤 감독은 “지금 `쎄시봉`이란 영화도 나왔는데 전 개인적으로 쎄시봉 선생님들보다 갈등과 화해의 시절이 있었을 두 분의 일대기에 관심이 많다”며 “라이벌이지만 동반자였고 힘든 시기에 얼마나 국민에 위로를 줬는지 영화에 담고 싶다. 제목도 `라이벌`이 어떨까. 50대 이상은 보실 것 같고 젊은 배우들이 등장하면 전 국민의 영화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진은 “가요계에 남진-나훈아 같은 라이벌이 있나. 이후 조용필도 혼자큰 인기를 누리지 않았나”라며 “감독은 시대를 얘기하는 것이니 시대적인 감각을 잃으면 안 되고 영화에 사실·진실을 담고 내면적인 이야기도 다뤄야 한다. 여자 얘기도 안 나오면 재미없다”고 웃었다.

목포 출신 남진과 부산 출신 나훈아는 각각 전라도와 경상도를 대표하며 1970년대 가요사에서 다른 외모와 음악 스타일로 강력한 맞수였다.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린 남진은 트로트로 히트했지만 50여 년간 고고,디스코, 맘보, 삼바 등 템포있는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울려고 내가 왔나`, `님과 함께`, `그대여 변치 마오`, `마음이 고와야지`, `가슴 아프게`, `미워도 다시 한번`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낳았다.

스스로 `아리랑 소리꾼`으로 불리고 싶어한 나훈아는 `꺾기 창법`을 트레이드 마크로 `물레방아 도는데`, `고향역`, `무시로`, `잡초`, `갈무리`, `울긴 왜 울어`, `임 그리워` 등 애잔한 트로트 풍의 히트곡을 선보였다.

남진은 “내가 나훈아보다 나이가 6살 위”라며 첫 만남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군대 입대하기 전인 1969년 KBS가 남산 야외음악당에서 공개 방송을 했는데 한친구를 만났어요. `너 지금 뭐하냐`고 물으니 `요즘 작곡하고 가수 키운다`고 하더군요. 그게 나훈아의 `임 그리워`를 작곡한 심형섭이에요. 그러면서 누굴 불러 `내 친구니 인사해라`하는데 얼굴이 까맣고 마른 청년이었어요. 그게 나훈아였는데 베트남전 다녀오니 유명해져 있더라고요.” 남진은 나훈아와 실제 성격이 달랐으며 두 사람이 그리 가깝게 지내지 못한 점도 아쉽다고 말했다.

“나훈아의 목소리는 소프트했어요. 여자들이 한방에 가버렸죠. 성격도 보들보들한 사람이었어요. 또 저보다 영화로 담기에 훨씬 드라마틱할 겁니다. 저야 부모 잘 만나 고생 안 하고 데뷔했지만 나훈아 씨는 어렵게 출발해 대형 가수가 됐으니까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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