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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의 따스함에 관한 노래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5-02-03 02:01 게재일 2015-02-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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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현보 4집 `따뜻`으로 컴백… “포크 기반, 가사 전달에 힘실어”
싱어송라이터 심현보(44)는 스스로 `애매한 포지션`이라고 했다.

1998년 모던 록밴드 `아일랜드`로 데뷔한 뒤 솔로로 나서 자작곡을 담은 앨범을냈지만 유명 가수들의 히트곡 작사·작곡가로 더 알려져 있다. 앨범을 내도 방송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아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지만 신승훈, 성시경, 유리상자 등 수많은 가수와 작업해 업계에선 유명 인사다. 뮤지션으로서 애매한 위치라고 말하면서도 그는 요즘 같은 싱글 시대에 9곡을 채운 정규 앨범을 꿋꿋이 내놓았다. 4년 만의 정규 앨범인 4집 `따뜻`이다.

최근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품을 많이 파는 노동집약적인 정규 앨범은 마치 책을 한 권 꾸리는 느낌”이라며 “이야기를 구성하는 재미가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오랜 시간 숙성을 거쳐 나온 듯하다. 몇 년에 걸쳐 끄적인 멜로디와 가사를 모았더니 곡의 이미지와 가사의 모티브가 이상할 만큼 한 방향이었다고 한다. 온도와 계절의 변화, 사람 사이의 온기와 따스함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앨범 제목도 `따뜻`이라 붙였다.

“`이 음악을 듣고 따뜻해지자`가 아니라 각자에겐 사람, 술, 난방용품 등 자신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재미있게도 전 한창 연애할 때여선지 사람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수록곡들은 이 같은 창작자의 의도를 온전히 품고 있다.

첫 트랙인 `스며들어`는 다른 둘이 만나 그 사이에 절충을 찾아내는 과정을 노래한다.

`어쩜 사랑이란 건/ 초록의 너와 하얀 내가 만나/ 연두 근처에서 입맞추는 거라고~`, `스며들어 너에게/ 스며들어 너에게/ 니 색깔에 니 온도에 니 향기에/ 물처럼나는 스며들어~.`(`스며들어`) `두근두근 오늘은`도 그간 연애와 사랑, 이별의 정서로 가득했던 그의 곡들과 궤를 달리한다. 일상에서 누군가에게 힘이 될 만한 음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만들었다며 “그전까진 캠페인 송이 될 것 같아 못하던 얘기였는데 나이 먹어 그런지 가사가 써지더라”고 웃었다.

`괜찮아질 거예요 너무 맘 쓰지 마요/ 여기 두근두근 가슴 뛰는/ 오늘이 놓여 있잖아요~.`(`두근두근 오늘은`)이 곡은 스윗소로우, 융진, 노리플라이의 권순관, 옥상달빛 등 친한 후배 뮤지션들과 함께 노래했다.

그는 “예전에 김장훈, 변진섭, 토이, 공일오비 앨범에선 여러 가수가 함께 부른곡들이 있었다”며 “후배들이 같은 날 녹음실에 와 함께 녹음했는데 정말 신났다”고 말했다.

그는 더블 타이틀곡 중 한 곡인 `차갑다`도 2AM의 임슬옹에게 가창을 부탁했다.

“이별의 정서를 차갑고 서늘하게 담고 싶어 쓴 곡이에요. 이별 이야기는 서른 즈음 된 청년이 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슬옹이가 `월간 윤종신`에서 부른 `뉴유`(New You)를 듣고 절창은 아닌데 무심하게 노래한 느낌이 좋았어요. 전 절창보다얘기하듯 노래하는 가수가 좋거든요.”

따뜻한 이야기들이 채워지자 이를 담은 장르도 포크 사운드로 분명해졌다. 돌아보면 그간 자신의 앨범은 발라도, 록을 왔다 갔다 하며 중구난방이었지만 이번엔 편곡이 단출한 포크를 기반으로 하자 가사의 전달력도 힘을 얻었다.

그는 “가사가 붙기 전의 멜로디는 선율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듣는 사람에겐 막연한 이미지를 준다”며 “가사를 어떻게 꾸리느냐에 따라 곡의 분위기와 느낌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사와 멜로디에도 성향이란 게 있는데 이번 앨범에선 가장 잘하고 편한 걸 택했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는 전혀 자극적이지 않아 트렌디하지 않은 음악일 수 있다. 그는 “나에게 트렌디하고 도발적이고 원색적인 건 없다”고 웃은 뒤 “사람들이 좇는 것들이 대중성을 담보하는 답일 수 있지만 그런 건 잘 못하니 대중이 공감할 모티브를 찾아 앞으로도 내가 잘하는 음악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지인의 소개로 만난 14살 연하의 신미정 OBS 아나운서와 화촉을 밝혔다. 이번 앨범의 수록곡 `행복할 준비는 끝났어`는 결혼 전 아내를 떠올리며만든 곡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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