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김영광, 종영한 SBS `피노키오`서 재벌 2세 기자역 열연
지난 15일 막을 내린 SBS TV `피노키오`에서 재벌 2세 방송기자 서범조를 연기한 그다. 이종석(하명 역)과 박신혜(인하 역)가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에서 그는 박신혜를 짝사랑하는 역이자,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오래된 비리의 고리를 끊어내는역할을 맡았다.
드라마를 끝낸 소감을 말하면 사실 아쉬움이 크다고 한다.
“인하와 러브라인을 만들지 못한 게 아쉬워요. 여주인공이 기댈 수 있는 인물이됐어야 3각 관계의 갈등을 유발하는데, 인하와 하명에 대한 시청자의 지지가 너무 강렬해서인지 제작진이 범조와 인하를 붙이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저는 인하에게접근이 안됐어요.”하지만 그러한 아쉬움이 배우로서의 욕심에 불을 지폈다는 점에서는 수확이 있다. 또 극중 엄마 역의 김해숙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었다.
“김해숙 선생님의 연기를 보면서 소름이 돋았어요. 그런 분이 연기부터 마음가짐 등 여러가지를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김영광은 2006년 모델로 데뷔했다. 키가 187㎝다.
“피노키오의 서범조와는 달랐어요. 유복하지 않았고 어렵게 자란 편이죠. 6학년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랑 누나랑 셋이서 살았어요.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죠.
편의점, 유리공장, `노가다`, 주유소…. 그러다 열아홉 어느날 뒤통수만 찍는 광고 촬영을 이틀만 하면 100만 원을 준다는 거예요. 당시 저로서는 횡재죠. 그 일을 계기로 정말 얼토당토않게 모델 일을 시작했습니다.” 꾸미는 것도, 패션에도 관심이 전혀 없었던 이 인천 소년은 만화 보는 것을 좋아해서 만화·DVD 대여점을 하면서 살고 싶었다. 하지만 `뒤통수 광고`를 계기로 그는 얼마후 패션 디자이너를 소개받았고 이후 런웨이 무대에 서게 된다.
“처음에는 패션쇼에서 입는 명품들을 다 제가 갖는 줄 알았어요.(웃음)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그런 옷들을 비슷하게 흉내내기 시작했고, 쇼에서 만나는 멋진 모델 형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멋있어지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별 생각없이 시작한` 모델 일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모델계에서 이름을 알리게됐고 해외 무대에도 서면서 만화방 운영이 아닌 다른 길을 걷게 됐다.
그러다 2008년 이번에도 얼떨결에 연기를 시작한다. 촬영 3일 전 갑자기 출연 제안을 받고 발을 담근 드라마가 현빈·송혜교 주연의 `그들이 사는 세상`이었다.
“극중 사극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 역할이었어요. 단역이었죠. 그때 촬영장에서 단역으로서 소외감을 많이 느꼈고 그게 자극이 됐어요. `왜 무시당하는 느낌이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것을 이겨내고 싶었어요. 연기도 1등을 한번 찍어야하지 않겠나 오기가 생겼죠.”
`사랑비` `굿닥터` `아홉수소년` 등을 거치며 조금씩 역할을 늘려나간 그는 “연기를 하면서 뭔가 정신없이 했는데 속이 시원해지고 후련해지는 느낌을 받는 순간이있다. 속에 있는 것을 다 풀어낸 것 같은 느낌인데 그게 너무 좋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배우가 되니 제일 신기한 건 사람들이 날 좋아해주는 거예요. 시청자반응이 장난이 아닌 것 같아요. 모델 일을 할 때와는 또 달라요. 지금도 이 정도인데 더 큰 사랑을 받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시작은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은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생각은 확실합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