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국주 SBS 라디오 `영스트리트` 진행자로 발탁
`적은`이라는 수식어만 빼면 `호로록`만큼 개그우먼 이국주(29)를 적확하게 표현하는 단어를 좀처럼 찾기 어렵다.
개그면 개그, 진행이면 진행, 광고면 광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무서울 만치 `호로록` 빨아들이는 이국주는 작년 한 해만큼은 가장 대세인 개그우먼이 됐다.
작년 초 케이블 채널 tvN의 개그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에서 배우 김보성을 흉내 낸 `으리으리` 보성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이국주는 `호로록` 등의 유행어를 쏟아냈다.
2006년 데뷔한 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화려한 전성시대를 맞은 이국주는 새해에도 그 여세를 계속 몰아갈 예정이다.
육중한 몸집도 허스키한 목소리도 결코 밉지 않은, 볼수록 매력 넘치는 이국주를 5일 오전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만났다.
자기 이름을 건 라디오 프로그램인 SBS 파워FM `이국주의 영스트리트` DJ 발탁을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장에서다. 이날은 그의 서른 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옛날에는 연말마다 항상 집에서 TV만 보고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상 받고 패러디하는 모습을 보곤 했었죠. 그런데 지난 연말에는 정말 따뜻하게 보냈어요. 이제 제 개인적인 시간 따위는 없습니다. 하하하. 일만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영스트리트` DJ 제안이 왔을 때 기쁨을 감추지 못해서 고함을 질러댔다는 이국주는 “정확히 7년 전부터 라디오 DJ를 꿈꿨다”고 말했다.
“사실 개그우먼을 꿈꾼 적은 없어요. 방송을 하고 싶었는데 그 방송을 빨리할 길이 바로 개그였고, 개그를 하다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오히려 뭔가 목표를 가지고달려온 꿈은 DJ였어요. 노사연·지상렬 선배의 MBC 표준FM `2시 만세` 고정 게스트를 맡으면서부터 라디오에 매력을 느꼈어요.” 그래서 한창때는 5개에 달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게스트를 맡았고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채 갈까 싶어서 쉬지도 못했다는 게 이국주의 설명이다.
`영스트리트`는 같은 시간에 소녀시대 써니의 MBC FM4U `써니의 FM데이트`, 배우 유인나가 진행하는 KBS 쿨FM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와 맞붙는다.
셋 중 “가장 무게감 있는 DJ가 될 것임을 자신한다”는 이국주가 내세운 무기는 `화이팅하는 DJ`다.
“제 모든 걸 보여 드리고 싶어요. 저를 찾는 분들은 힘과 에너지를 얻으려는 분이 많다고 생각하기에 화이팅하는 DJ가 되고 싶다. 라디오를 잔잔하게 듣다가 잠드는 것도 좋지만 웃다 지쳐서 잠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하하하. 제 라디오는 2주 정도면 다들 익숙해질 것 같아요.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도 하고 상담도 해주면서 남녀와 나이 모든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어요.” 이국주는 이와 함께 “보통 라디오는 대본이 있는데 `리얼`로 하고 싶다”면서 “진행하다 중간에 배가 고프면 밥을 먹을까도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꼭 초대하고 싶은 연예인으로 작년 말 행사장에서 우연히 만난 배우 송승헌을 꼽은 이국주는 `사심 방송`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제작진은 “이국주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뿐 아니라 사람 냄새나고, 청취자와 울고 웃는 이국주의 모습도 자주 보여 드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