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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현실 그렸던 `미생` 끝은 판타지로

연합뉴스
등록일 2014-12-22 02:01 게재일 2014-12-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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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화 8.4%… 자체 최고 시청률
어려서부터 바둑판에 코를 박고 지내느라 나이 26개를 먹을 동안 자격증 하나 딴 게 없고 고등학교도 검정고시로 마쳤다. 영어? 당연히 못했다.

그랬던 장그래(임시완 분)가 저 먼 요르단으로 건너가 영어를 자연스럽게 하며 도심에서 건물 사이를 뛰어넘는 추격전을 펼치고 산업스파이의 자백을 받아내는 데도 능수능란함을 보였다. 추격전 도중 달려오는 차에 치여 공중으로 날아올랐다가 떨어졌음에도 특전사요원이 따로 없다. 그는 멀쩡하다. 여기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년. 슈퍼맨의 탄생이다.

세포 하나까지 너무 현실적이라 전율을 줬던 tvN 드라마 `미생`이 마무리는 판타지로 했다.

미생(未生:바둑에서 완생할 여지가 있는 돌)은 내 모습이었지만 결국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완생(完生)도 아닌 슈퍼맨이 돼야 하는 세상이라는 것을 씁쓸하게도 드라마는 마지막에서 보여준 꼴이 됐다.

물론 드라마적으로는 따뜻하고 짜릿한 판타지를 구현함으로써 스토리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미생`의 현실감에 열광했던 쪽에서는 한편으로는 허탈감에 휩싸일 듯하다.

우리 모두는 미생이며, 완생을 목표로 달려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사실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너무 높다는 것, 특히 장그래와 같은 미생의 경우는 더더욱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아이러니하게도 `미생`의 판타지가 보여줬기 때문이다.

tvN은 `미생`이 지난 20일 마지막 20화에서 평균 8.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순간 최고 10.3%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전연령 남녀 시청률 동시간대 1위의 성적이자, 남자 10대와 30대, 여자 20대와 30대 시청층은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시청률 1위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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