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대 원로가수 김용만·박건·김희선, 신곡 발표
이들이 부른 노래는 수십년 전 히트곡이 아닌 최근 후배 가수들과 공동 작업해 만든 신곡이다.
사단법인 한국음악발전소의 최백호 소장이 원로 가수들의 신곡을 담은 `청춘, 그 아름다웠던 날들`의 두번째 앨범 발매를 추진하면서 이들이 세월이 비켜간 목소리를 선보일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줬다.
최백호 소장은 “선배 가수 분들의 열정을 보면 왜 이렇게 무대가 좁은지 안타깝다. 이 앨범이 선배님들에게는 용기를 드리는 계기가 되고, 재능 기부 차원에서 참여한 젊은 가수들에게는 정신적인 도움이 됐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원로가수들이 기존 곡을 리메이크하고, 신곡을 발표할 수 있도록 후배 가수들을 연결해줬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한 인디밴드 아키버드의 윤준호, 슈퍼베짱이(슈베), 투스토리, 바버렛츠 등 젊은 뮤지션이 힘을 보태 `오마주` 성격의 신곡을 선보였다.
앨범에는 가수별로 히트곡과 신곡 1곡씩 총 6곡이 실렸다.
1960~1970년대 여성 트리오 `이시스터즈`의 둘째로 활동하며 `남성금지구역` 등의 히트곡을 낸 김희선 선생은 “어느새 세월이 흘러 원로가수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여전히 익숙지가 않다. 수십년만에 후배 가수들과 작업하면서 마치 옛날로 돌아간 것처럼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김 선생은 이번에 투스토리의 도움을 받아 고운 목소리에 잘 어울리는 `댄싱 투게더`를 발표했다.
1961년 드라마 주제곡으로 쓰인 `회전의자`를 편곡해 재녹음한 김용만 선생은 예전과 너무나도 달라진 작업 환경에 감탄했다.
그는 “당시 이 노래를 25인조 밴드와 생으로 불렀다. 그때는 밴드가 틀리든 노래가 틀리든 틀리면 다시 (녹음)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틀린 사람만 나중에 다시하면 되니 편하다”면서 “오랜만에 회전의자를 녹음하니 예전 생각이 저절로 나더라”라고 말했다.
박건 선생은 세월이 흐르면서 변한 자신의 음악관을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부르고 싶지 않은 노래도 부른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 나이가 돼서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후배가 한 곡작업을 여러 번 퇴짜놨다. 가수 선배로서 후배들이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희망적인 노래 `나침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세 원로가수는 이날 무대에서 후배 가수들과 함께 신곡을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