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만과 편견` 동시간 1위… KBS `가요무대` 7주연속 독주 깨
MBC TV 월화극 `오만과 편견`이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며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지상파 월화극의 체면을 세워주고 있다.
스타 캐스팅, 각종 스펙으로 무장한 지상파 평일 드라마들이 최근 잇달아 시청률과 작품성에서 참담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와중에 지난달 27일 시작한 `오만과 편견`이 출발과 동시에 두각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10일에는 드디어 KBS 1TV `가요무대`를 제치고 월요일 밤 10시 시청률 왕좌를 차지했다.
1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밤 `오만과 편견`의 시청률은 12.1%로, `가요무대`의 11.8%를 앞질렀다. `가요무대`는 지난 4일까지 무려 7주 연속방송3사 월화극을 제치고 월요일 밤 시청률 1위 행진을 이어갔다.
방송3사의 간판 프로그램인 밤 10시 드라마가 경쟁력 저하로 `가요무대`에까지 시청률이 뒤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인데, 그런 일이 지난 두달간 이어진 것이다.
10일에도 `오만과 편견`이 0.3%포인트 차로 간신히 `가요무대`를 이기긴 했지만, SBS TV와 KBS 2TV의 월화극인 `비밀의 문`과 `내일도 칸타빌레`의 시청률은 각각 5.3%와 5.8%로 여전히 처참한 수준이다.
그 와중에 `오만과 편견`의 행보는 희망적이다. 화려한 스펙을 내세운 `비밀의 문`과 `내일도 칸타빌레`가 출구 없는 미로에서 헤매고 있는 것과 달리 `오만과 편견`은 겉멋 부리지 않는 내실있는 이야기로 흩어졌던 시청자들을 하나둘 끌어모으고있다.
최진혁과 백진희가 주인공인 이 드라마는 방송 전까지 별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주인공의 스타성도 떨어지고, 검사들의 이야기라는 소재도 별반 새롭지 않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드라마는 볼만했다. 무엇보다 개별 캐릭터들이 살아있고, 그들의 과거 인연과 각자의 사연이 호기심을 유발하며 드라마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슴 찢어지는 고통과 코미디를 적절히 버무린 솜씨도 평균 이상이다.
검찰 중에서도 지방인 인천지검을 배경으로 하고 그중에서도 임팩트가 상당히 약해보이는 민생안정팀의 구성원들이 주인공인 까닭에 드라마에는 거창한 메시지나 목표도, 이 악물고 맞서야하는 거대 악도 없다.
케이블채널에서 `닥치고` 악을 호쾌하게 소탕하는 `나쁜 녀석들` 같은 드라마가인기를 끄는 현실에서 지방 검찰청 민생안정팀의 이야기가 어떻게 표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보였지만, `오만과 편견`은 바로 그 지점에서 지상파채널 드라마의 보편성을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그 안에서 뒤를 궁금하게 하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영리함을보이고 있다.
특히 `라이징 스타`인 최진혁과 백진희의 성장세와 함께 최민수, 장항선, 손창민, 김나운 등 중견들의 묵직하면서도 유연한 연기, 신예 이태환과 최우식 등의 파릇파릇한 매력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배우들의 연기 하모니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누구 하나 튀거나 처지는 지점 없이 출연진 전체가 적재적소에서 제 몫을 제대로 해내면서 완성도를 배가하고 있다. 한두명의 스타 플레이어에 기대지 않고 팀 플레이의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것.
이제 5부가 방송돼 드라마가 용두사미로 끝날지, 끝까지 잘 굴러갈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야기 역시 동력을 상실하지 않고 있다. 드라마의 출발점인, 한열무(백진희 분) 동생을 죽음으로 몬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실마리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5부까지 무리 없이 전개된 드라마는 앞으로도 할 이야기가많아 보인다.
의외의 다크호스가 결승선까지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