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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의 퇴로 원전 해체산업도 경주가 주도해야

등록일 2014-10-27 02:01 게재일 2014-10-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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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양식경주시장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우리의 생활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도 마찬가지이다. 국민들의 우려와 기대 속에서 건설됐던 원전도 수명을 다하면 부셔 없애야 한다. 그런데 방사능에 오염돼 있는 원전의 구조물을 그냥 일반 건축물처럼 파괴해 없애 버리지 못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먼저 건설, 1978년 상업운전에 들어가 설계수명 만료 후 2007년 10년 연장운행이 결정됐던 고리원전1호기와 최초 운영허가 기한(30년)이 2012년 11월 종료돼 가동이 정지된 월성원전1호기는 언제가 되든 간에 `퇴로(out)`를 찾아야 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집약되고 체계화한 원전 해체(제염 및 방제) 기술이 없다. 따라서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를 중심으로 관련기술 확보를 위한 정책이 수립되고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원해연) 설립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1개 원전 해체에 드는 비용은 최소 6천억원으로 추정돼 현재 원전 23기에다 추가로 5기를 건설 중인 우리나라에서도 퇴로를 통한 돈벌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세계적으로 운영 중인 원전(435기) 중 30년 이상 된 것은 212기, 영구 해체를 앞둔 원전은 135기로 집계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 해체 시장이 2030년에는 500조원, 2050년에는 1천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현재 가동 중이거나 당초 설계수명을 다해 수명 연장 심의를 받고 있는 월성원전1호기 등 원전 23기에 대해 수명을 연장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2020년까지 12기가 영구 정지되는 등으로 향후 70년 간 14조원의 원전 해체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같은 천문학적인 돈벌이 시장 규모를 두고 전 세계적으로 원전 선진국들이 앞다퉈 한계수명에 도달한 원자력시설 해체 사업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무총리실 산하 원자력진흥위원회가 2012년 11월 `원자력시설 해체 핵심 기반기술 개발 계획`을 심의, 확정했다. 이를 시발점으로 미래창조과학부는 향후 예상되는 국내·외 원전 해체에 대비해 원자력시설 해체 기술 종합연구사업 추진에 나섰다. 이 사업은 2019년까지 총 1천473억원을 들여 원전 해체에 필요한 핵심기술의 연구 개발과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시설·장비 등 기반을 구축한다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 원전 해체 기술력은 핵심기반 기술 38개 가운데 17개 만 개발을 마쳤고 나머지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 대비 70% 수준에 불과한 실정으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수명을 다한 원전의 안전한 해체 기술 개발,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최근 경주시민들은 방폐장 등 원전 관련시설이 망라된 경주에 `원해연`유치는 필연적이라는 논리로 범시민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방폐장 유치지역에 대한 지원사업 이행률이 8년째 42.5%에 그치는 등 미온적인 가운데서도 경주시민들은 똘똘 뭉쳐 국책사업인 방폐장을 수용한데 이어 원전 산업의 종지부인 해체 시장을 주도할 원해연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경주는 원전과 방폐장이 있는 국내 원전 집적지이다. 그런데도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원자력 안전 및 개발 관련시설 17개 중 경주에는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현재 경주시와 경북도는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사업 추진에 따라 국제원자력인력양성원, 제2원자력연구원, 원자력기술표준원 등 원자력 핵심기관 유치를 서두르고 있다. 또 지역의 원전기능인력양성사업단과 동국대·위덕대, 포스텍 등과 연계한 국내 최고의 해체 전문인력 양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신규 설립하는 원해연은 반드시 경주로 와야한다. 원해연의 효율적 운영과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관련시설들이 집약돼 있는 경주가 그 산실이 돼야 한다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들은 없다. 그만큼 타당하고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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