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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대박이다

등록일 2014-10-02 02:01 게재일 2014-10-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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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호수필가·공무원
늘 출렁이는 푸른 바다 영일만에 가을이 부서진다. 언제나 설레는 청춘이 남발되지 않는 용기를 내어 창살을 겨눈다. 파도의 심장을 향해 내려 꽂는 패기가 대단하다. 거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바다사나이 들이 끌어 올리는 것은 희망이다. 언제나 살아있는 꿈틀거림으로 일렁이고 물결치는 우리네 인생이 꿈을 꾼다.

그 꿈을 따라 가다보면 우리의 아버지가 있고 형님과 아우가 있다. 칠 흙 같은 어둠의 바다 밑에서 돌 장어를 잡아 올리는 거친 손과 때와 땀에 찌든 얼굴이며 피멍 든 몸은 차라리 눈물이다.

그렇다. 우리의 삶을 지탱해 온 것도 어쩌면 저 눈물 같은 이들의 희생이며, 뻘 밭 같은 삶의 가시밭길에서 헤쳐 나온 뜨거운 사랑이 아닐까?

오늘도 내가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처자식을 위해 아버지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장어 잡이 배를 타고 풍랑 더 센 바다에 몸을 던지는 대열 씨와 돌 장어 잡이 어부 들, 그들에게는 바다는 무서움과 두려움의 바다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희망과 꿈의 바다이기도 하다.

돌장어가 드디어 이름값을 했다. 제1회 포항영일만 검은 돌장어 축제! 축제는 성황이었고 대박이었다. 과연 이 축제는 성공할 수 있을까, 얼마만큼의 사람들이 와서 돌장어를 사먹을까, 왕창 적자만 나는 게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들은 기우에 불과했다. 행사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이 시민들로 붐볐고, 메인 요리인 돌장어 구이를 파는 곳에는 3일 동안의 축제기간 동안 줄을 서서 10여분정도 기다려야 맛볼 수 있었다.

스태미너가 필요한 아저씨도 한 접시, 가족 뒤치다꺼리에 고생만 진 땅하는 아지매도 한사라, 술이 좋다 친구가 좋다 친구도 한잔…. 별빛 쏟아지는 해변에서 만끽하는 자유의 축배!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이번 축제는 경제적 효용과 생산적 가치는 물론이고 창의적 요소가 가미된 성공한 축제였다. 또한 이번 축제는 창조경제를 표방하는 포항시의 시책에 딱 맞아떨어지는 축제였다. 지역의 어민들이 잡은 돌장어가 외지로 가 엉뚱하게 둔갑해 비싼 값에 팔리는 것을 우리지역의 특산품으로 자리매김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밑거름이 됐다.

세상은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고 한다. 돌 장어 축제는 몇 년전 부터 동해면 흥환, 발산리 어민들이 돌장어 작목반을 구성해 장어를 잡고 해당 공무원들은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경북매일신문이 특집으로 시리즈로 엮어 홍보와 마케팅에 큰 역할을 했으며 포항수협은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축제는 깔끔했고 잔치는 한바탕 신이 났고 우리 모두는 즐겁고 행복했다.

창조는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다. 기존의 틀에서 새로운 색깔과 변화를 주어서 생산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창조다. 천혜의 자연의 보고인 우리포항에는 아직도 무궁무진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지천에 깔려 있다. 아직도 발굴하지 못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그 만큼 많다는 얘기다. 경북매일신문에서 포항 과메기를 전국적 식품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했고, 영일만검은돌장어도 그에 못지않은 인기를 이번 축제를 통해 확인시켜 주었다.

그래서 포항을 가리켜 `먹거리 천국`이라고 불렀던가. 포항이라는 곳이 보면 볼수록 매력덩어리다. 철강도시이자 첨단과학도시, 그리고 해양관광, 먹거리가 함께 어우러지는 도시가 바로 포항이다. 우리 모두 이제 새로운 것을 찾아 창조의 옷을 입히자. 그래서 `함께 하는 변화, 도약하는 포항`에 다함께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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