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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은 아니어도 변화 보여주려 했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4-09-22 02:01 게재일 2014-09-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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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태현, 내달 개봉 앞둔 `슬로우 비디오`서 주인공 열연
실제로 만났을 때 더 괜찮다 싶어서 반가운 배우들이 있다.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차태현(38)도 그랬다.

그는 말을 꺼내놓는 데 거침이 없었지만 거만하지 않았고, 굳이 삶의 양지만을 포장해 보여주려고도 하지 않았다.

예상한 대로 상대를 웃기게 하는 재주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가벼워 보이지도 않았다.

김영탁 감독이 다음 달 2일 내놓는 신작 `슬로우 비디오`의 주인공에 차태현을 캐스팅한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차태현이 영화에서 맡은 여장부는 남들이 못 보는 찰나의 순간까지 보는, 이른바 `동체시력`의 소유자다. 어린 시절 놀림 받던 여장부가 이 기이한 능력을 인정받아 CCTV 관제센터 에이스가 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슬로우 비디오`가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차태현답지 않은 영화라고 앞서여러차례 밝혔던 차태현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여장부는 제가 했던 배역 중 가장 자연스러움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여장부는 말투부터가 독특하다. 또 `동체시력`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차태현은 “눈을 선글라스로 가린 상황에서 그 감정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가장 많이 고민했다”면서 “그래도 제한적인 환경 안에서 최고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후반부 선글라스를 벗는 장면이 워낙 중요한 지점인 만큼 선글라스를 고집했던 김 감독과는 달리, 선글라스와 마주해야 했던 상대역인 오달수는 얼마나 답답했는지 “달수 형은 술 먹고 나더니 태현이 안경 벗겨야 한다고 말했다”는 게 차태현의 설명이다.

차태현은 범상치 않은 여장부 역에 도전한 데 대해 꽤 만족감을 보였다.

“무리하게 변신할 수는 없지만, 변화 정도는 줘야 보는 분들도 지루해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은 변신까지는 아니어도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끌렸어요. 시사회 때 같이 온 아내가 `당신이 왜 이 작품 한다고 했는지 알겠더라`고 하더라고요. 아내가 원래 `재미없으면 중간에 소리지르고 나간다`고 했었는데 막상 보고 난 다음 무척 좋아했어요.” 차태현은 부족한 점이 없지 않지만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선한 이미지의 배역을많이 해왔다. 실제 삶이 투영됐는지를 물었다.

머뭇대던 그는 “누구를 괴롭히거나 하는 건 없고 다른 사람을 도와준 일은 많은것 같다. 그나마 결혼한 다음 아내가 있어서 돈을 모으는 것 같다”면서 웃었다.

“작품을 고르는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힘든 사람에게 먼저 가는 건 어쩔수 없는 것 같아요. 시나리오가 나쁘지 않다면 흥행이 잘 안 된 제작사의 작품에 출연한다거나 하는 거요. 신인감독이나 재기하는 감독과도 많이 일했고요. 어떤 감독님으로부터는 `너는 재기 감독의 희망`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네요.(웃음)”언제고 순박함과 웃음기로 가득 찬 젊은이로 머무를 것 같은 차태현이지만 그도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베테랑 연기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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