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시장은 특유의 친화력과 설득력 있는 대화술로 이미 유명하다. 갈등이 있는 곳에 직원을 보내 문제해결을 맡기지 않고 직접 나서는 것도 이와 같은 친화력과 설득력이 뒷받침 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소통에 관한 한 대구시는 특장을 보일 것이 기대된다.
또 한편 대구시의회는 최근 시민사회단체 실무대표자들을 초청해 `시민소통 간담회`를 열었다. 10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대구시의회 상임위원장을 포함한 확대의장단 및 의원들이 참여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아동먹거리 안전성 확보, 시민들이 실감할 수 있는 정책, 대구시 조직개편문제, 지방의회 발전을 위한 참여 예산제, 지방자치법 개정, 지방의회 권한 강화 및 시민의견 반영 활성화, 교육정책 등 다양한 정책을 제안했다. 이동희 의장은 “오늘 개진된 의견들을 통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시민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대구시와 시의회는 각각 이렇게 시민과의 소통에 노력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집행부와 의회 사이의 거리는 너무 멀다. 현안사항인 시민원탁회의의 경우, 시는 의회에 아무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대구시 전역에 현수막을 걸었고, 뒤늦게 추경까지 의회에 요구하는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시정의 동반자 관계를 깨는 일이라는 불만을 샀다. 대구시 조직개편과 관련된 조례제정도 집행부의 원안대로 통과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의회와의 간담회에서 나온 의회의 지적이 모두 배제됐기 때문이다. 이럴바에는 왜 간담회를 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이우환미술관 건립도 권 시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일이지만, 왜색성, 추가예산 확보 등의 문제점을 놓고 의회가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순조로운 추진이 어려울 전망이다. 또 조직개편 전에 구성된 100일위원회도 의회는 상당히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집행부와 의회의 관계는 견제균형의 관계임과 동시에 동반자관계이기도 하다. 어느 한 쪽이 무시당한다든가 `한 통속`이 돼서는 안 되는 불가근불가원의 관계를 잘 정립하는 일이 어렵기는 하지만 “무엇이 시민을 위한 일인가”에 초점을 맞춰 꾸준히 노력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