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파크는 사업주가 20년간 운영하다가 경주시에 기부채납하기로 계약돼 있는데, 계약금과 기부채납 기한 등에 특혜가 없었는지 전반적인 감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행정관청이 관련된 사업이나, 영향력 있는 인사가 관련된 일에는 으레 의혹의 눈길이 가기 마련인데, 경주시의 경우, 커넥션이 노골적이어서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쓰지 말고, 참외밭에서 신발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금언이 무색하다. 경주는 천년고도이고, 한때 맏형론까지 나왔던 도시이니, 그 같은 위상에 흠결이 나지 않도록 높은 품격을 지녀야 할 것인데, 이런 식의 편애행정이 계속되면 경주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될 수 있다.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버드파크와 경주시가 직영하는 동궁원은 동시에 개장한 2중적 구조를 가진 시설이다. 시의 입장에서는 `민간투자 유치`를 한 셈이고, 기업으로서는 경주시의 보호 아래`안정적 운영`이 가능한 상생의 구조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구조에서는 `민간기업에 미치는 관청의 입김`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그래서 `시의회 의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컨테이너 빵가게`나 `시 고위층 가족이 관여하는 세무회계법인과의 커넥션` 등의 말썽이 빚어지는 것이다. 시 행정이 스마트했다면 이런 구설수는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편파·편애행정은 이것 뿐만 아니다. 8월 초에 있은 `2014 화랑대기 전국 초등학교 유소년축구대회`때도 시장이 참가자 3천여명에게 빵을 나눠주었는데, 그 대부분이 A빵이었다. A빵 업주는 2010년 지방선거때 현 시장을 도와 준 초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지면서 특혜시비를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유소년축구대회 때는 A빵과 B빵을 50%씩 구매했는데, 올해는 A빵을 80%나 구입하면서 더 말썽이 됐다. 특히 A빵은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안압지 주차장에 불법광고대를 세워놓고 장기간 장사를 해왔는 데, 전혀 단속이 없었다는 것도 눈총을 받을 일이다.
경주시의 `줏대 없는 행정`도 문제다. 현곡면 나원리 한 아파트 정문앞에 자동차 부품공장 설립을 허가해주자 주민들이 시장실 복도에서 시위를 했고, 시가 건축공사 중지를 명령하자 사업자는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우와좌왕 행정이 빚은 자업자득이다. 경주시는 맏형 다운 품위를 회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