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도자들은 인문학을 기본소양으로 갖춘다. 역사를 섭렵하고, 문학작품들을 통독하고, 사상가들의 저서들을 두루 읽어 충분한 교양을 갖춘 후 공직에 나아간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중 외교에서 성공한 것은 `중국철학사`를 읽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고위공직자중에서 인문학에 정통한 인물이 몇이나 될 지 의문이다.
2013년 10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문화융성위원회를 구성했고, 박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위원회에서 “스티브 잡스는 기술분야와 인문학 분야의 교차로에서 애플이라는 창의적 제품이 태어났다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스티브 잡스는 IT분야 학과에 입학했으나, 철학 문학 역사학 등을 수강신청했고, 그 인문학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어냈으며, 그 결과가 애플의 탄생이다. 인문학은 `인간성의 기본`일 뿐만 아니라 `창의력의 샘`인 것이다.
대통령은 “최근 우리 기업들도 인문인재 채용과 인문활동 지원, 독서경영 등 창조경영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인문역량을 배양해낼 수 있는 국가시스템과 사회문화를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라면서 “교양교육을 등한시하고도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한 대학의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인간다운 인간이 사는 인간사회를 만드는 일에 대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요즘 `이순신 인문학`이 화두로 떠오른다. 그는 자신의 전공(戰功)을 백성과 부하들과 하늘의 도움으로 돌리는 겸양의 미덕을 갖추었다. 전사자들의 합동제사를 주관하며 “그대들은 상관을 잘 섬기고 자기 직분에 충실했지만, 나는 부하를 사랑하고 위로하는 덕이 모자란 사람”이란 제문을 손수 썼다. “장부로 태어나 나라에 쓰이면 죽기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권력에 아부해 영화를 누리는 것은 내가 가장 부끄럽게 여기는 바이다”란 말을 평소에 자주했고, 그 강직성 때문에 3번 파직당하고, 2번 백의종군했지만, 백성들의 절대적 지원으로 끝내 바다를 지켜냈다.
칠곡군은 `인성마을` 조성에 노력하고 있는데, 또 한편으로 의성군은 매월 1일에 `인성 조회`를 한다. 각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하고, 음악회를 열고, 문학의 밤을 개최해 공무원들의 인문학적 교양을 높인다. 일회성이 아니라 전통으로 자리잡도록 지속적인 인문운동이 되었으면 한다. 공직자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도 인문학에서 얻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