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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최장 자가폭포, 해발 5천m 민산산맥 석회수가 빚은 걸작

손경찬 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등록일 2014-08-20 02:01 게재일 2014-08-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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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산악구조협회와 함께 한 中國 설보정 트레킹 ①
▲ 중국 국가지정 역사문화명성인 쑹판고성 전경. 이곳은 고성과 당시의 다양한 문물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70%가 산이다. 그러다보니 대도시에서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산길이 열리고, 요즘들어 많은 사람들이 건강과 삶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산을 즐겨 찾는다.

등산인구 1천800만 시대에 산악 안전사고에 대비해 만들어진 사회단체가 바로 산림청 산하의 사단법인 대한산악구조협회(회장 강석호 국회의원)이다.

매년 회원이나 일반 등산인을 대상으로 산악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산악사고 예방과 조난에 대비한 긴급 연락망 구축 등 등산인의 안전을 위해서 활동하고 있는 대한산악구조협회가 지난 8월 2일에서 10일까지 9일간 중국 쓰촨성 설보정에서 구조훈련 겸 트레킹을 실시했다.

만년설 설보정 베이스캠프에서 훈련 상황에 맞춰 골절환자 응급처치, 베이스캠프 안전 귀환 등 구조훈련을 마치고나서 주변의 풍경구와 티베트인들의 생활상을 돌아보는 설보정 트레킹에 필자가 동행해 훈련 참가자 29명과 함께 일정에 올랐다.

만년설 설보정 9일간 트레킹 여정 첫날 기대감에 부풀어

쑹판고성엔 이슬람 사찰 청진사·7층루 등 유물 많아 눈길

만년설이 있는 설보정 트레킹에 대비해 필자는 방풍복, 스노우바, 침낭 등 개인장비를 지참하고서 동대구역에서 포항지역 참가자 일행들을 만나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오후 4시30분께 공항 내 약속장소인 M카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함께 가는 일행들이 속속 도착했다. 대한산악구조협회의 강석호 회장과 임원, 그리고 훈련지역을 안내할 혜초트레킹 사장 등이 보였다. 서로 만나 인사를 나눈 뒤 혜초트레킹 관계자로부터 주의사항을 듣고서 출국장으로 향한다. 지금부터 기대되는 9일간의 등산과 관광 여정이 시작된다.

중국 청두행 아시아나 비행기가 저녁 8시경 이륙해 밤 11시10분께 청두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치면 8월3일 밤 12시10분이다. 입국심사를 거쳐 짐을 찾아 바깥에 나오니 현지 가이드가 마중 나와 있다. 올해 서른다섯의 김경춘 가이드는 교포3세인데 반갑게 맞이해줬다. 일행들은 차를 타고 숙소인 가주호텔로 이동했는데 공항에서 가주호텔까지 거리는 20km다. 호텔에 도착해서 룸 배정을 받아 방에 들어가서 짐을 챙기고 나니 새벽 1시30분이 다 됐다. 중국에서 펼쳐지는 8박9일간 좋은 여정을 기대하면서 잠에 빠져들었다. 이튿 날 5시30분 눈을 떴다. 여행 2일차인 이날은, 다음날 있을 메인 행사 설보정 트레킹에 앞서 청두 교외지역 주변의 관광구를 돌아보는 일정이다.

가주호텔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서 여행 준비를 한 뒤에 로비에 모인 우리 일행은 첫나들이 모니구 관광을 위해 차에 올랐다. 아침 8시20분께 출발했는데, 목적지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5시간 정도라고 현지 가이드가 알려주면서 일정을 설명해 준다.

차는 청두 시내를 빠져 나와 교외 길을 달린다. 청두 시내는 별도로 구경할 일정이 없어 간단히 적어보자면, 예로부터 `천부지도(天府之都)`라 불린 도시다.

▲ 고성 앞에 있는 티베트왕 송찬한포와 당나라 문성공주 조각상으로 중국과 티벳의 화친을 상징한다.
▲ 고성 앞에 있는 티베트왕 송찬한포와 당나라 문성공주 조각상으로 중국과 티벳의 화친을 상징한다.

물산이 풍부하고 기후가 적절하며 명승고적이 많아 관광도시로 알려져있는데, 청두의 3대 특징은 `천부(天府)의 전원풍경` `이름난 역사문화도시` 그리고 `팬더의 고향`이라고 한다. 모니구로 이동하는 초입 길은 국도를 이용하는데, 다행히 길은 좋은 편이다. 가는 길에 점심때가 돼 일행들은 간단히 식사를 했다. 두부 등 현지식 음식이 나왔는데 독특한 향 냄새도 나는 것 같고, 필자의 입맛에 맞지 않아 간단히 먹었다. 식사를 끝내고서 다시 모니구로 향해 풍경구에 도착했다.

모니구(牟尼溝) 풍경구는 황룽(黃龍)과 주자이거우의 중간 지점인 모니구향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제일 낮은 곳은 해발 2천800m, 높은 지역은 해발 4천70m로 전체가 풍경구로 이루어져 있는데 인근에 있는 황룽 풍경구와 같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가이드로부터 설명을 들어보니 모니구 풍경구의 면적이 160㎢에 달하는 넓은 지역으로 자가(Zhaga) 폭포와 이도해풍경구 2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자가폭포는 중국내에서 가장 높은 폭포라 한다.

주차장에서 내려서 일행과 함께 천천히 길을 걷는다. 입구에는 초막 같은 형태의 입구 문이 나온다. 그 길을 통해 오르고 테크를 지나서 약 30분 정도 걸어가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고, 주변에서 폭포수 소리가 들린다. 저만치에 자갈 폭포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윽고 폭포 앞에 도착했다, 높이에 비해 부드럽게 떨어지는 물줄기들은 나무와 흙 사이로 흘러내린다. 이 폭포가 중국에서 가장 높은 자갈폭포이다. 해발 5천m가 넘는 민산산맥에서 흘러내린 석회수가 수백 년의 세월에 걸쳐 만들어 낸 대자연의 걸작품이다. 자가폭포가 아래로 흘러 약 6km에 이르는 계곡에 천과 못과 폭포군 등으로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 냈다. 자가폭포의 자연장관들을 구경한 후에 불선폭포로 향했다. 불선폭포 안내판 설명은 `면적은 600평방미터, 해발높이 3천156m, 폭포가 흐르는 모습이 마치 커다란 부처의 부채와도 같은데, 전설에 의하면, 이곳에 온 사람들은 모두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마음이 확 트인다고 한다`고 씌여져 있다. 곳곳마다 원시산림으로 뒤덮여있는 자가폭포 풍경구 깊은 계곡을 오르고 내리면서 자연이 내린 선물들을 감탄하며 구경한다. 작은 폭포의 흐름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장관을 이룬다.

▲ 모니구 풍경구의 자가폭포 앞에서 트레킹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모니구 풍경구의 자가폭포 앞에서 트레킹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일행들은 모니구 풍경구의 원시 산림으로 우거진 울창한 산림과 아름다운 폭포 경관을 보면서 에크와 나무숲을 걸어 나와 다시 주차장으로 나왔다. 다음 코스는 송판고성이다. 모니구 풍경구에서 쑹판(松潘)까지는 15km다. 차를 타고 40분동안 가는 사이 가이드는 모니구 풍경구 이야기와 쑹판고성(松潘古城·송판고성 )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국가지정 역사문화명성인 쑹판고성(松潘古城)은 진(秦)나라 때부터 중국의 역대 왕조가 간쑤성, 칭하이성, 산시성 일대를 연결하며, 통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지역이다. 또한 이곳은 당나라 시절 토번국의 주요 도시로서 과거에는 송주(松州)라 불리었다. 고성과 다양한 당시의 문물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쑹판고성에 현재 남아 있는 성벽은 명왕조 홍무제때 만들어진 것으로 성내에는 이슬람교 사찰 청진사와 고송교, 영월교, 7층루 등 문화적 의미가 풍부한 유물들이 많이 있다. 고성 안에서 한 바퀴 돌면서 길 양편으로 늘어선 상점에 들어가 물건들을 보니 처음 보는 것들이 많다. 야크소뿔로 만든 제품이 눈에 띈다. 쑹판고성 구경을 마치고, 다음 지역인 천주사진(川主寺鎭)으로 이동한다. 국도 213호를 달리는 차로는 약 20분 소요되는 가까운 거리다. 천주사는 천주사라는 절 이름을 따온 지역 이름이다. 절을 중심으로 작은 읍 정도의 마을이 생겼는데, 그 마을 이름을 그냥 천주사라고 했다고 한다. 차는 가융신궁호텔 앞 주차장에 내렸고 로비에서 룸을 배정받은 일행들은 2일째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호텔 로비와 객실에는 티베트장식품이 많은 것이 특색이다. 천주사진은 원래 라마교를 믿는 장족들의 지역이다. 산기슭이나 가정마다 불단이 마련되어 있는데 장족은 7세기경 장강 발원지 부근에서 토번국을 수립해 세력을 키웠고, 송짱간보 시대 때는 당나라 문성공주와 정략 혼인을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호텔 뷔페식으로 저녁식사를 하고서 일행들은 가까이서 시가지구경을 했다. 설보정 트레킹 첫날 저녁이라 대한산악구조협회 강석호 회장 참석 하에 숙소 옆 포장집에서 야크 꼬치와 음료수를 곁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눴다. 늦게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호텔로 돌아가 이틀째의 여정을 되돌아본다. 내일 여행일정을 챙겨보며 새로운 여행의 세계에 기대가 자못 크다.

/손경찬 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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