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이 돌지 않으면, 다시 찍어내야 하는 데, 이 때 드는 비용이 해마다 600억원 정도다. 동전이 제대로 돌면 안 써도 될 예산이다. 동전을 만드는데는 구리와 아연이 필요한데, 안 쓰면 자원낭비·예산낭비로 이어진다. 특히 구리와 아연의 합금인 10원짜리 동전은 구리값이 오를때 마다 녹여서 `구리값`으로 팔린다. 액면가보다 값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화폐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법을 만들었다. 그래도 10원동전의 환수율이 가장 낮다.
10원 동전에는 불국사의 다보탑이 새겨져 있고, 100원 동전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데, 사후 영의정으로 추증됐으므로 문관의 복장을 한 모습이다. 500원 동전에는 학이 새겨져 있다. 요즘은 영화 `명량`붐을 타고 이순신 장군이 관심의 초점인데, 영의정 충무공의 얼굴이 새겨진 100원 동전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같다. 올 7월 한국은행은 100원 동전 4천441만 개를 발행했는데, 378만 개만 회수됐다. 환수율 8.5%에 불과한데, 3.66%인 10원 동전보다는 나은 편이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 100원 동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으면 한다. 문신(文臣) 복장을 한 충무공의 모습을 100원 동전에서 다시 보는 즐거움도 누리면서 장기간 사장(死藏)되는 동전이 없도록, 환수율을 높여서 자원낭비와 예산낭비를 막을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조용한 운동을 벌였으면 한다. `동전가방`속에서 수년간 갇혀 있거나, 서랍속에서 장기간 방치된 동전을 꺼내어서 사용하거나 은행이나 우체국에 가져가는 일은 `작지만 값진 애국`이다.
경북지방우정청(청장 홍만표)은 올 상반기 대구 경북지역 401곳 우체국을 통해 모은 `우체국 사랑의 동전`960만원을 굿네이버스 대구경북본부에 여름방학 결식아동 급식비로 지원했다. 경북우정청은 지난해 3월부터 결식아동 지원을 위해 우체국마다 하트모양의 저금통과 후원신청서를 비치하고 `사랑의 동전모으기 운동`을 벌여 1천477만원을 지원했다. 이런 뜻 있는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바로 `행동하는 애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