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이런 결론은 예상됐던 것이다. 교육에 있어서 `평준화`란 애당초 입시지옥 해결책이라는 `억지`였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본래 `천차만별`로 태어나 자란다. 한 가족 안에서 자란 형제간에도 취향이 각각 다르고 재능이 각각 다르고 용모도 제각각인데, 그런 인간을 한 가지 교육의 틀에 몰아넣어서 `메주 찍어내듯`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조선시대 사서삼경(四書三經)을 `교육의 틀`로 삼아 모든 사람을 그 속에 몰아넣는 교육과 지금의 21세기 교육이 다를 바 없다는 것은 분명 문제지만, 이번 용역에서는 그 점을 발견해내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지금 각 학교들은 불만이 많다. 각 학교별로 입장이 다르고 사정이 다른 데, 획일적 평준화 정책속에서 똑 같은 모습으로 헤엄쳐야 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는 자사고가 문제지만, 지역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있다. 입학전형 일정이 먼저 진행되는 특목고와 전문계고 등에 밀리는 평준화고교들은 “우수학생 유출을 막기 위해 배정에 앞서 우선선발권을 달라”고 하지만, 그것은 평준화정신에 위배된다 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특목고·전문계고와 평준화고교의 입학전형을 `동시에` 진행하도록 해달라 요구하지만, 이 또한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입시지옥을 없애기 위해서는 평준화를 계속해야 하고, 평준화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특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학교`를 육성해야 하는 모순 갈등이 없을 수 없으니, 교육현장의 불만 불평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평준화라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꿴 합병증이다. 제각각 다른 인간을 한 가지 교육의 틀에 억지로 구겨넣는 것부터 자연의 순리를 어긴 어리석음이다. 경주, 안동, 김천 등 비평준화지역으로 포항의 우수학생들이 `유학`을 떠나는 것도 불가피하다. 결코 기현상이 아닌 것이다.
시대는 21세기인데, 교육은 19세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한국교육의 문제점이다. 지금 한국은 `IT선진국이지만 SW는 다른 나라들에 밀리고, 하드웨어는 중국에 맹추격당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내년도 중학교 신입생부터 SW교육을 필수과목으로 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가 대학을 중퇴한 것은 `제도권 교육`에 대한 반격이다. 21세기에 고교평준화는 수치스러운 교육제도이다. 교육에서 평등주의란 인간의 본질에 역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