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독일 유학시절 한 성당에서 `매듭을 푸는 성모 마리아`라는 성화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사제가 할 일이 바로 맺힌 곳을 푸는 일이란 깨달음을 얻었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고국 아르헨티나로 갈 때 그 성화를 복사해서 가져갔고, 늘 곁에 두었으며, 교황이 된 후에도 집무실 벽에 걸어두고 `사제의 역할`을 묵상했다. 교황이 이번에 한국에 오는 이유중 하나도 `남북간에 맺힌 매듭`을 푸는데 도움이 되고 싶은 뜻이 있다.
얼마 전 한국 가톨릭계 인사들은 중국에서 북한 가톨릭협의회 회원들과 만나 “교황 성하께서 집전하시는 명동성당 미사에 참석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며칠 전에 답신이 왔는데, 우회적으로 거절했다. 한미 을지훈련이 진행되는 기간이니, 정치적으로 껄끄럽다는 말이었다. 북한도 표면상 `종교의 자유`를 표방하고 있으니, 불교계, 기독교계 등 종단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종교와는 거리가 먼 것이고, 따라서 순수한 종교적 입장에서 명동성당의 미사에 참석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6·25 전쟁 전 북한에서 서원(誓願)한 수녀들을 미사에 초청키로 했다. 분단 전 종신 서원을 하고 북한에서 사목활동을 한 수녀들이다. 이들은 모두 90세 전후의 연세이고, 생존자는 10명도 되지 않는다. 명동성당 미사에는 3명이 참석할 것이라 한다. 종교탄압이 심한 북한에도 신앙심을 가진 종교인들이 있다고 한다. 신앙심이란 정치적 탄압에 쉬이 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3명의 수녀를 참석시켜 이들을 통한 기도가 `영적 통로`를 통해 북에 전해지기를 기원함이라 하겠다.
이번 명동성당 미사에는 실향민 신자 30명도 초청하고, 탈북민 신자들의 참석도 검토중이다. 교황이 이산가족의 아픔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사에는 이주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 식구들도 참석하고, 일선에서 수고하는 경찰·군인도 초청됐다. 그리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 3명은 맨 앞줄에 앉아 교황과 손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 한다. 또 작고한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못다 핀 꽃` 그림을 교황에서 선물하고, 집무실에 걸어달라고 부탁할 생각이라 한다.
124위의 시복식이 주목적이지만, 교황의 방한이 한반도 분단 해결에 한 힘이 되도록 성령의 역사가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