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에 설치된 죽도시장 아케이드는 초속 6.6m의 강풍에 무너졌는데, 상인들은 처음부터 부실공사였다고 한다. 지붕을 지탱하는 원통형 기둥과 연결되는 부분이 실리콘으로 처리됐으며, 직경 3mm에 불과한 나사못이 2~3곳에만 박혀 있었다. 주변 상인들은 “공사의 설계, 감리, 공사감독, 공사업체와 하도급 업체의 계약서, 공사업체의 면허 보유 여부, 시공능력 등 전반적 점검과 관리 소흘 등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 사고지점은 하루 평균 5천여명이 지나다니는 곳인데, 붕괴사고가 난 이 날은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으나, `마른 날의 예상치 못한 돌풍`이 불어 아케이드가 무너졌다면 어쩔 뻔 했느냐고 주변 사람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갑오(甲午)년에는 역대로 육·해·공 교통사고, 산사태, 아파트 붕괴사고, 지진 해일 등 대형참사가 많이 일어났었고, 올해도 전 세계에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서 사람들은 `사고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또 무슨 사고가 나지 않을까” 늘 불안하고, 사고가 났다 하면 심한 불안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증세가 사고노이로제다.
사고현장에 관련 책임자들이 신속히 출동하는 모습만 봐도 사람들은 한결 안심을 한다. 이번에도 소방서와 경찰 실무자들이 사고 발생 10여분 만에 출동했고, 포항시청 경제노동과 공무원이 현장에 나타나 `책임감 있는 공무원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앞으로 부실시공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지고, 태풍에 견딜 수 있는 시설로 재시공하는 일만 남았다.
포항에는 죽도시장 등 화재취약지역인 8개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비상소화장치가 설치돼 있다. 북구에 43개, 남구에 15개가 있으나,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장금장치가 돼 있어서 비상시에 제대로 이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람들이 잠들 시간대나, 자물쇠 비밀번호를 가진 사람이 부재중일때는 난감하다. 자물쇠에 녹이 슬어 있거나 사용한 흔적이 없는 경우에는 제대로 작동이나 할 지 의심스럽다. 화재 초기 이른바 `골든 타임`대에 긴급대처하기 위한 시설물이 무용지물이 된다면 예산만 낭비한 꼴이다. 평소에 주변 상인들은 대상으로 훈련을 자주 실시해서 신속대처 능력을 키워야 하겠다.